한국관상지원단

2014.02.22 14:39

연중 제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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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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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전능은 용서다

 

하느님은 전능하시나 그 전능하심은 사랑이 가진 능력에 한한다. 하느님은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은 사랑이 할 수 있는 것만을 하실 수 있다. 하느님은 파괴하실 수 없다. 바로 이 때문에 나는 영원한 생명을 믿는다. 나를 창조하신 분은 나를 영원히 파괴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자기를 지움으로써, 다시 말해 자기 목숨을 버림으로써 하느님의 전능하심에 참여하셨다. 그분은 자기를 지우고, 하느님의 본성인 용서의 힘에 참여하신 것이다. 문자 그대로, 그분은 우리 인간들을 위해 죽으시어, 우리를 ‘구하신다.’

 

신학자 한스 킹은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의도적 요청이야말로 예수님 자신에게 속하는 것으로 어떠한 한계도 인정하지 않는 예수님의 이웃 사랑을 특징짓는다. 예수님은 원수에 대한 사랑의 동기를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완전하신 하느님을 닮자는 데에서 찾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해를 비추고 비를 내리며 적과 친구를 구분하지 않고 보잘것없는 사람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아버지다(마태 5,45). 그러므로 하느님의 원수에 대한 사랑이 인간에게 요구된 원수에 대한 사랑의 근거를 이룬다.”

 

예수님이 용서하시는 사랑으로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세상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용서는 영원한 사랑으로 가는 사랑의 통로다. 용서는 상생하는 사랑이며 구원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통로다.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에 있는 글 두 편을 짧게 편집하여 소개하겠다.

 

원수를 도와 굴을 같이 뚫은 사람

 

어느 하인이 주인을 죽이고 도망을 쳤다. 그 때 주인의 어린 아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성장한 주인의 아들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하인을 찾아 헤맸다.

 

어느 날 이 젊은이는 원수를 찾아냈다. 옛 주인의 아들이 복수를 위해 찾아온 것을 안 하인은 그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내가 죽을 죄를 지었소. 그러나 마지막 부탁이니, 조금만 참아 주오. 나는 지금 이 암벽을 뚫어 길을 내고 있는 중이오. 이 암벽 때문에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소.”

그는 진심으로 애원했다.

 

아들은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는 암벽을 뚫고 있는 하인 옆에서 날마다 감시했다. 그러다 지루함을 느낀 그는 하인의 생각이 기특하기도 하여 일을 돕기로 했다. 복수를 서두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마침내 굴이 뚫렸다. 하인은 주인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가슴을 내밀었다.

 

“이제 됐소. 이제 나를 죽이시오.”

 

그러나 아들은 복수 대신 그 하인을 끌어안았다. 그는 울면서 원수를 용서했다. 손끝에서 피가 흐르도록 함께 일하다 보니, 두 사람의 마음에도 굴이 뚫렸던 것이다.

 

악을 선으로, 배신을 사랑으로 극복한 사랑의 통로가 뚫렸다. 용서는 바로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통로다.

사랑의 전능은 용서하는 사랑으로 원수도 사랑하실 수 있는 하느님 사랑으로 가능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용서라는 사랑의 전능이 이루어지지 않아 악을 악으로 갚고, 그 악이 더 큰 악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악을 선으로 이기는 사랑의 전능이야말로 악을 회개시키는 지름길인데 지금 시대는 사랑이 고갈되어 말라비틀어진 세상이다.

 

프랑스 영화 <마농의 샘>에서 마농은 자기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동네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동네에 있는 샘물의 수원지를 막으려고 한다. 그러나 마농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는 동네 사람들을 용서하고 결국 서로 화해한다. 이처럼 우리 역시 용서와 화해로 우리 사이에 막힌 마음의 장벽을 뚫어 사랑의 생명수를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사랑은 생명의 흐름이다. 사랑의 전능만이 생명의 흐름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다.

 

십자가에서 운명하기 직전,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이것이 위대한 사랑의 전능인 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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