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0:05

연중 제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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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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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는 물보다 진하다


지난 설 명절을 맞아 모처럼 형제자매들(3남4녀)이 다모여 돌아가신 부모님 산소도 찾아뵙고 가족미사도 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형제들이 모일 때면 자연스럽게 돌아가신 부모님 얘기를 하게 되는데, 저희 형제들 간에 제일 많이 하게 되는 부모님에 관한 얘기는 아버지의 급한 성품입니다. 워낙에 성격이 급하셨던 분이라 지금도 저희들 중에 누군가가 재촉하거나 서두르면 “저 봐라 영판 아버지다.”라며 핀잔을 주곤 합니다. 칠남매 중 여섯 번째인 제가 보기에는 형들이나 누나들 그리고 여동생까지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형이나 누나들은 칠남매 중에서 제가 제일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제일 성격이 급하다는 얘기지요). 예전에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불쾌한 감정이 들었고 다 똑같다며 도매 급으로 넘기곤 했는데 요즘에는 나이가 조금 더 들어서 그런지 “아들이 아버지를 닮는 것이 당연하지.”라며 넘기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부모를 닮지 않은 자식은 친자식이 아니거나 돌연변이일 것입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식이 아버지를 닮는 것은 분명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버지를 닮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결코 자연스럽게(쉽게) 들리지 않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다른 사람에게 까닭 없이 뺨을 맞고 가만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하십니다. 내 것을 뺏으려고 덤비는 자에게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어주라 하십니다.


어쩌다 한 번 쯤은 같이 가기를 강요하는 사람의 요구를 들어 줄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은 어려울 것입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형성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짓자아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희망이 있습니다. 바로 무한하신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1요한 3,1)


우리를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해주신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이 우리를 변화시켜 완전하신 아버지를 닮은 자녀가 되게 합니다.


도저히 다다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주님의 말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적여정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주님의 피로써 구원된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피가 물보다 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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