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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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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놀라우신 분

모세를 능가하는 새로운 모세

오늘 1독서는 구원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약속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동족 가운데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켜 주실 것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신명 18,15)

그러나 모세오경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의 결론 부분은 이 약속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입니다.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신명 34,10)

결국 하느님의 약속은 새로운 모세, 제2의 모세를 예고하고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 모세는 "주님께서 얼굴을 마주 보고 사귀시던 사람"(신명 34,10)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모세조차도 하느님의 등만을 보았지 하느님의 얼굴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탈출 33,20-23 참조). 그러기에 "나와 같은 예언자"에 대한 약속은 첫 번째 모세보다 능가하는, 하느님의 등만을 보는 이가 아니라 직접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알려주시는 새로운 모세를 기대하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더욱 근본적인 탈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모세가 필요합니다.

요한 복음은 첫 모세에게 불완전하게 이루어졌던 것이 예수님에게서 충만하게 성취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요한 1,18)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요한 5,46)라고 말씀하실 수 있었습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요한 1,2)던 그분은 하느님의 친구였던 모세를 넘어서서 하느님의 말씀 자체,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

놀라운 경륜가

제 사제생활이 무미건조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 무기력해질 때 성경에서 발견한 신선함 중에 하나가 바로 놀라움이었습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에 대한 놀라움과 찬양으로 가득했습니다. 하느님을 경험하는 인간의 첫 반응은 ‘놀라움’입니다. 루돌프 오토라는 종교학자는 이 놀람이 '전혀 다른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합니다.

"종교적으로 신비한 것 혹은 진정으로 기이한 것이란 가장 적절히 표현하면 '전혀 다른 것', … 따라서 마음을 순전한 놀라움으로 채우는 것이다."(루돌프 옷토, 성스러움의 의미, 분도. 1991. 67). "입을 딱 벌리게 하는 순전한 놀라움과 절대적인 이질감"(66.)을 주는 것으로서, 일상적인 것, 아는 것, 친숙한 것을 벗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순전한 놀람으로 주춤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전혀 다른 것'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69.)입니다. 우리에게 '전혀 다른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하느님입니다. 그분은 우리가 만날 때마다 늘 새롭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도 놀라움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마르코 1:22) "사람들이 모두 놀라"(1:27)

중풍병자를 고칠 때에도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2,12)하고, 야이로의 딸을 일어나게 했을 때도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5,42) 잃었습니다. 이어지는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계속 놀라움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하느님 나라의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1,27)이기 때문입니다. 그 효과는 놀라움 자체였습니다.

그분의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은 '아빠, 아버지'이신 하느님과의 무한한 친밀함에서 나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나는 하나"(요한 10:30)인 존재이며, 예수님의 일은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요한 5,17)이며, 예수님의 말씀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요한 14,23)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요한 5,30)고 선언하십니다. 예수님의 모든 것은 오직 아버지 하느님과의 무한한 친밀함 속에서만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만나는 이의 합당한 반응이 바로 놀라움입니다. 이사야가 예언한 "그의 이름은 놀라운 경륜가"(이사야 9,5)입니다. "놀라운 일을, 놀랍고 기이한 일을 계속 보이"(이사야29,14 )는 분이십니다.

놀라움이 사라져버렸을 때

회당에서 더러운 영이 드러납니다. 회당에 있다는 것은 종교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평소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정체가 드러납니다.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1,24) 그분을 알지만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는 종교적 삶.

오늘 우리는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건 아닌가요. 성경을 읽어도, 미사를 드려도 익숙함에 젖어있어서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요. 거기서 벗어나는 길은 그분 앞에서 놀람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은 놀라움 자체입니다. 놀라움이 사라져버릴 때 나는 무슨 힘으로 말씀을 선포하며 성찬의 신비를 거행하는지 아프게 되묻습니다. 놀라움이 사라져버렸을 때 내 안에도 더러운 영이?

기도

"아,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너희는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마라."(시편 9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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