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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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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그것을 이용하여 배로 늘리는 대신 땅에 묻어
두었다가, 주인에게 호된 벌을 받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이 어리석은 종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닌가 해서 가슴이 서늘해지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많이 받은 사람은 응당 많은 것을 되돌릴 의무가 있지 않는가 해서 말이다. 조금밖에 준 사람에게도 똑같은 기대를 한다니.....
하지만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저마다 고유한 재능과 재주와 특성을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하느님은 보기 원하신다. 그래서 우선 가까운 가족을 주셨다. 적어도 그들에게나마 봉사하고 나누라는 뜻이다. 나아가 인류를 위해서까지...
하느님이 사용하시는 그릇은 수없이 다양하다. 적게 받았다고 해서 아무 쓰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부족하고 어려운 가운데 산 사람이 베품에 있어서는 더 너그럽다. 고군분투하여 성공한 사람의 예를 보라.
한 달란트밖에 받지 못한 종은 왜 그것을 땅에 묻었을까? 아마도 주인에 대한 원망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 '비교의식" 이것은 카인으로부터 받은 철저한 죄의 사슬이다. "나는 왜, 왜, 왜...." 다른 종과의 비교에서 오는 자괴감, 열등감, 소외감이 주인의 진노를 산 것이다.
자신의 몸치장에 여념이 없는 귀부인보다는 온종일 좌판 앞에 앉은 초라한 노파와, 폐지 수집을 위해 골목골목을 뒤지는 노파야말로 착하고 충실한 종이 아니겠는가. 이들에게는 비교의식이란 틈바구니가 없다.
지병으로 하루가 다르게 몸이 굳어가고 있는 한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 "병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단 하루만이라도 충실하고 기쁘게 살 뿐이다"라고, 그래서 그 비틀거리는 몸으로 그녀는 오늘도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만나러 다닌다. 하느님이 함께 걸어 주시는데 무슨 걱정이 있느냐고 하면서...
비교의식을 버리고 주어진 처지에 감사하면서 하루 한 순간을 성실하게 사는 이들에게 내리는 하느님의 축복,
"착하고 충싱한 종아, 너는 작은 일에 충실하였으니 큰 일을 맡기겠노라. 와서 내가 주는 상을 받아라" 하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만 있다면.....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신 하느님,
저에게 주신 조그만 것에도 감사하며 충실하고 착한 종이 되게 해 주십시오.
사실은 제가 가진 모든 것은 당신 것이지 않습니까.
당신께 다 드리오니 당신 뜻대로 쓰십시오.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주님을 위해 사용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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