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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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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먹을 것을 나누어 주어라.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능력과 권위를 주시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전파하게 하셨다. 제자들은 각 마을을 두루 다니면서 복음을 전파하며 병을 고쳤다. 그러자 예수님에 대한 소문이 온 이스라엘에 퍼지고, 분봉왕 헤롯이 심히 당황하였다. 혹시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예수님께로 나아왔다.

 

항상 바쁘게 사역하던 예수님은 무리를 피하여 제자들과 함께 조용한 곳으로 가셨다. 그런데 무리들이 그것을 알고 예수님 일행을 따라 왔다. 예수님께서는 그곳까지 찾아 온 무리들을 따뜻하게 영접해 주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병든 자들을 고쳐 주셨다.

 

어느 덧 날이 저물어 무리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해가 떨어지는데도 무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을 계속 듣기를 원했다. 사람은 무엇을 하든지 배가 고프고 몸이 피곤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은 것이 본능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 나온 무리들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자들이 이 상황을 염려하면서 예수님과 의논하는 지경이 되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여기는 빈들이고 먹을 것도 없으니 무리를 보내어 두루 마을과 촌으로 가서 거기 유하며 먹을 것을 얻게 하자”고 제안했다.

 

무엇이 이 무리들을 예수님께 나오게 했는가? 무엇이 여전히 그곳에 머물게 하는가? 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나온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리들에게는 떡을 먹고 싶은 갈망, 병을 고치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것을 넘어서서 예수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단순히 떡에 대한 갈망이라면 다른 더 좋은 곳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예수님께 나온 사람들 중에는 먹을 것이 넉넉한 사람들도 아마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경제적인 갈망, 정치적인 갈망, 물질적인 갈망을 넘어서는 예수님에 대한 목마름, 그분에 대한 기대와 갈망이 있었다

.

예수님께서는 무리의 배고픔을 염려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에게는 황당한 말로 들렸을 것이다. 아니 어떻게 무엇을 나누어 주라는 것인가? 이곳은 빈들이고, 아무 먹을 것이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무리들에게 줄 수 있겠는가? 제자들이 무리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예수님은 무슨 의도로 이 말씀을 하시는가? 이러한 예수님의 요구와 함께 무리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예수님께서 무리들에게 나누어 주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무리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바라시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그것은 아마 오늘날 우리들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원하시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을 예수님께서 무리들에게 주신 것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어린 아이가 가지고 온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셨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서 하느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늘의 만나를 내려 주시어 그들을 먹이셨다. 오병이어로 무리들을 먹이시지만 예수님은 육적인 만나만을 주신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친히 당신을 하늘의 만나로 우리에게 내어 주셨다. 예수님은 온 인류의 생명의 떡이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로 하여금 나누어 주기를 원하신 것,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바로 하늘의 만나이신 예수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세상에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나누어 줄 수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먼저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세상에 나누어줄 예수님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과연 나는 오늘 세상에 나누어줄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소유하고 있는가?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세상에 나누어 줄 생명의 떡을 소유하고 있을까? 이 떡은 어떤 교리적인 확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는 결코 인간의 배고픔, 우리 인간의 궁극적인 갈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이 원하는 생명의 떡은 책 속의 예수님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통해 체험한 사랑이신 예수님, 생명의 주님이 아닐까?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한 삶, 예수님과 함께 살아낸 우리의 삶, 그리고 주님과 함께 한 삶을 통해 우리가 체험하여 갖게 된 생명, 사랑, 바로 이것이 우리를 살리는 떡이신 예수님이실 것이다. 우리가 살아내지 않은 진리라면 우리가 아무리 소리를 높여 이것이 복음이라고 큰 소리로 외쳐도 사람들은 외면할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그런 마음 아픈 현상을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 교회를 향한 수많은 비판의 목소리 가운데서 우리는 복음에 합한 삶을 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하루하루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받아먹음으로 하늘의 생명을 얻고, 그분과 진실로 하나인 삶을 살아가는 자만이 세상에 나누어 줄 생명의 떡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진실로 예수님과 동행하며 사는 자만이 너희가 먹을 것을 나누어 주라는 예수님의 요구에 응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끝으로, 예수님이 주시는 떡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헨리 나우엔 신부님의 한 글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느님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하느님이 오직 사랑이라는 사실, 두려움과 소외와 절망이 인간 영혼에 침투하려 들 때마다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관되고 철저하게 고백하고 드러내는 것이다. 이 말이 아주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신이 무조건 무제한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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