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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세영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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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말씀의 주제는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한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해 주신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한없는 용서와 자비를 볼 수 있습니다.
복음에서 이어지는 세가지 비유들은 한편으로는 바리사이파의 태도를 단죄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들에게 베푸시는 용서와 사랑의 포용을 거절하지 말라고 애타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의 비유는 탕자의 비유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하느님의 마음이 인간의 '잘못'과 '배반'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다른 어떤 비유보다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 사랑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며, 또 사랑의 대가를 궁리하지 않고 공로를 계산하지 않으며, 보수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되 상대가 내 마음에 들기 때문에, 그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내게 잘 해주기 때문에 또는 이러 저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는 그의 처지가 불쌍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면,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순전히 인간적인 것에 국한되어 박애는 될지언정 애덕(Caritas)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것은 단순히 공감, 동정, 연민, 연애 등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이방인들도 그 만큼은 하지 않느냐?"(마 태 5,46-47)고 하셨습니다. 본성적으로 싫은 사람까지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한 상대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볼 줄 아는 신앙이 있다면 본성적으로 싫은 사람도 초자연적인 애덕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좋은 일을 하지만 그것을 자랑하여 공로를 다 잃어버립니다. 어떤 때에는 우리가 실제로 한 것보다 더 과장하여 선전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와 용서를 실천한 것이 아니고 자기의 자존심이나 명예를 사랑한 것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말라.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 두어라."
이렇게 사랑은 무엇을 받기 위하여 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하느님의 무한한 너그러우심을 본받아 조건없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루가복음 14장에서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사는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말라. 그러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 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나, 절름발이, 소경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 주실 것이다."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때에 우리는 내가 상대에게 베푼 만큼 그가 내게 갚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감사할 줄은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고 투덜거립니다.
그러나 참된 사랑은 보상 뿐 아니라 감사도 바라지 않습니다. 물론 인간의 감수성은 한 인간의 호의에 대하여 무례하거나 둔감할 때 우울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베풀 때 하느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했다면 그 사람의 무례함에 대하여 그다지 상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드렸다고 생각하면 나의 사소한 호의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내게 감사하셔야 된다고 감히 생각하겠습니까?
그래서 루가복음 15장의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으며 내 것이 모두 네 것이다. 네 아우는 죽었다가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찾았으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단다."고 하신 말씀처럼 적과 친구를 구별하지 않으시고,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해를 비추고 비를 내리시며,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베푸시는 완전하신 하느님을 닮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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