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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신부 anchs@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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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죽기 아니면 살기의 더 이상 여유없는 극한 투쟁 중에 있는 한국에서, 기다림만이 희망인 대림 제1주일을 맞는 지난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해와 달의 징조 우주 세계와 대 재난과 지진 등과 세상에 닥쳐올 무서운 일들 등 묵시문학적 상징적 사건들이 일어나도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약속을 하십니다. '이제 어려운 시기가 오더라도 희망을 가져라, 하느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바로 오늘 복음의 중심적 내용인 것입니다. 바로 오늘 대림 제1주일로서 시작되는 이 대림절 기간이야말로 오늘 복음의 이같은 약속의 말씀을 믿고,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것만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것입니다. 실례를 들어 함께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시각장애인과 함께 포트 모리스비 공항에서 북새통을 이룬 여행자들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난 그에게 "여기 잠깐 서 있어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를 밀고 밀치는 혼란 속에 놓아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한적한 모퉁이에 서있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비행기표를 사고, 편지를 부치고, 비행기 도착시간과 출발시간을 확인했습니다.
그 사이 한 번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쉴새없이 오갔습니다. 한 아이가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습니다. 짐꾼이 짐차를 끌고 그 앞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신문팔이 소년은 신문도 보지 않고 서 있기만 하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각장애인은 그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했습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낯선 목소리와 어지러운 발소리, 온갖 시끄러운 소리가 그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었습니다. 그는 그대로 서서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가 돌아오리라는 사실에 더없이 만족한 채 끈기 있게 기다렸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의혹의 그림자라곤 털끝만큼도 없었습니다. 그 대신에 그에게서는 기대감이, 내가 돌아와서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리라는 기대감이 풍겨 나왔습니다. 눈꺼풀을 내리뜬 채 그 자리에 서 있는 이 시각장애인의 모습은 나에게 대림절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시간은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너무 더딥니다.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빠릅니다. 슬퍼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깁니다. 기뻐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짧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더 이상 여유가 없고 기대할 희망이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오시리라는 신뢰와 희망을 갖고 선행을 지속하고 힘쓰라고 말합니다. 세말에 대한 진정한 준비란 오늘 복음의 결론 부분인 그리스도인 생활을 충실히 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 하나는 깨어서 준비하고 있으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깨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깨어서 준비하고 있다는 것과 깨어 기도하라는 것은 항상 다른 어떤 모든 일에 있어서 주님 먼저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년 중 다른 모든 기간 중에는 주님이 맨 꼴등으로 소홀히 하고 외면하면서 살았다 해도 이 대림절 기간에라도 주님을 일등으로 모시고 사는 삶을 사는 기간이 바로 이 대림절 기간인 것입니다.
나에게는 하느님은 몇 등, 몇 번째이신가 하는 이런 묵상을 함께 해봅시다.
나에게 하느님은 몇 번 째 이신가? 하느님은 삼등!
일등은 하고 싶은 일, 이등은 해야 하는 일, (그리고)삼등은 하느님 만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해야 하는 일도 다 마치고 그 후에 여유가 있으면 하느님을 만나줍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삼등입니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도 하느님은 삼등입니다. 내 힘으로 한번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도와 달라고 하고, 그나마도 안될 때 하느님을 부릅니다. 하느님은 삼등입니다.
거리에서도 삼등입니다. 내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내 자신, 그 다음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그 다음에야 저 멀리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삼등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나는 일등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부르기만 하면 도와주십니다. 내가 괴로워 할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십니다. 아무도 내 곁에 없다 생각 들 때는 홀로 내 곁에 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십니다. 나는 하느님께 언제나 일등입니다.
나도 하느님을 일등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사를 제쳐놓고 만나고, 작은 고비 때마다 손을 꼭 붙잡는 내게 일등으로 가까이 계신 하느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게 일등이신 하느님을 나도 일등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또 하나의 실례를 들어 묵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수학에서 배운 바로는 소수점에 붙은 0의 위치에 따라 수치의 크기가 결정됩니다. 소수점 다음에 1이 왔을 때 그 사이에 0이 붙으면 붙을수록 수치는 1보다 더 작아집니다(.000,000,1). 하지만 1이 먼저 오고 뒤에 0이 붙고 마지막에 소수점이 오게 되면 수치는 정반대로 커집니다. 왜 그런가? 바로 1이 앞에 오기 때문입니다(1,000,000).
우리의 행동에서 하느님이 첫째가 되는 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은 하면 할수록 그 가치는 더 커집니다. 우리의 행동에서 우리네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 행동의 가치는 그만큼 작아집니다.
올 한 해동안의 어려움도 우리의 행동에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우리의 현실적인 결과는 꼬이고, 더욱 벼랑 끝, 극한 상황으로만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기대와 희망은 그 만큼 적어지고 우리 현실은 슬프고 비극적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최근에 보면 주일미사에 참례할 이유보다도 참례하지 않을 이유가 얼마든지 더 많아서 하나이신 주님을 자꾸 밀어내어 맨 뒤에 붙이고 그 빈 동그라미인 '0'을 수없이 앞에 내세웠기 때문에 아예 쉬거나 냉담하여 버리는 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모습이 아닙니까? 주님과의 신앙생활은 언제나 꼴등 꼴찌인 채로 말입니다.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 데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덫처럼 들이닥쳐 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이 대림절 기간에 오늘 주보에 대림절 신앙생활 계획표에 따라 다른 모든 일에 우선하여 맨 먼저 첫번째로 일등으로 모시는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는 깨어 기도합시다.
알렐루야!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당신의 말씀에 희망을 거나이다. 또한 저희에게 구원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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