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2:34

주님 공현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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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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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근 10년 동안 본당 사목을 떠나 있었습니다. 교구청과 기도와 피정이 이루어지는 영성의 집에서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부터 사제 생활 20년 만에 안식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바쁘고 분주하게 일에 파묻혀 살아가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라지만, 되돌아보면 저의 사제 생활도 저에게 맡겨진 직무와 이런 저런 일로 별반 다를 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사제로 부르신 것은 많은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라는 것임을 요즘 뼈저리게 반성하며 지냅니다. 그런 성찰을 통해, 충분히 쉬기도 하면서 더욱 침묵과 고요 속에 머무는 기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주님의 도래를 알리는 별빛을 놓쳐 그분을 뵙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지난날의 크고 작은 성과가 있었다면 그것은 주님 은총의 덕분이며, 부족하고 소홀한 것은 겸손으로 이끄시는 초대라고 여깁니다. 한 주간 전이지만 작년 성탄을 전후로 사제직을 준비하는 14명의 부제님들(지금은 사제품을 받은 새 신부님들)과 7박 8일의 피정을 가졌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도 큰 은총의 선물이었습니다. 그 피정을 통해 얻은 수확은 ‘영적인 안정감’을 되찾은 느낌을 갖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함께 성무일도를 바치고 미사성제를 거행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는데, 모처럼 제 성소의 못자리 ‘신학교’ 시절 고향을 다시 찾아간 듯 했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피정을 별빛처럼 이끄시는 분은 하느님의 성령이시므로, 우리 모두를 주님과의 만남의 자리로 데려다 주시리라는 믿음에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더불어, 기도의 다락방에서 함께 한 하루하루를 축복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0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이 새로운 한 해도 주님께서는 어둠 속에서 큰 별빛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비추어주실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의 탄생 자리, 우리 각자의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우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은 이미 당신 현존의 빛으로 우리와 동행하십니다. 우리는 마침내 그 빛이 머무는, 우리 여정의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입니다. 새해에도 주님의 은총으로 행복한 영적 여정을 즐기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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