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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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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8:1-8 강청하는 기도

 

예수께서 그들에게, 늘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어느 도시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어떤 재판관이 있었다. 그 도시에 과부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그 재판관에게 줄곧 찾아가서 '내 적대자에게서 내 권리를 찾아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그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얼마 뒤에 이렇게 혼자 말하였다. '내가 정말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지만, 이 과부가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니, 그의 권리를 찾아 주어야 하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가 자꾸만 찾아와서 나를 못견디게 할 것이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이 무어라 말하였는지 귀담아 들어라.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 주지 않으시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얼른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본문의 말씀은 누가복음 115-8절의 밤중에 찾아와 빵을 꾸어달라는 친구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기도에 대한 이 두 이야기는 마태복음 6:7-8의 말씀과 대립된다. “이방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하나님 아버지는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여기서는 조용히 모든 것을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내어맡기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에 반해, 본문에서는 해결될 때까지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을 압박해나가라고 권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성경에 강청하는 기도에 대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때, 아브라함은 찾아온 천사들에게 집요하게 멸망을 면하게 하려고 여러 차례 반복하여 구한다. 또 야곱은 얍복강가에서 밤새도록 천사와 씨름을 하였다. 그리고 가나안 여인은 귀신들린 딸을 구해 달라고 예수님께 여러 차례 강청하여 딸을 고쳤다(마태 15). 왜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바로 응답하시지 않는가? 그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추측해 보면 오랜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믿음과 인내와 겸손을 배우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은총을 입을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동방 교회의 대표적인 기도인 예수 기도는 쉬지 않고 밤낮 없이 드리는 기도이다. 그 기도를 화살기도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그 기도는 화살처럼 날아가 하나님의 심장에 바로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만큼 강력한 기도라는 뜻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글이다: “하늘나라는 열렬한 사랑과 하느님의 뜻을 이기는 간절한 소망에 의해서만 침노를 받게 되나니, 인간이 하느님의 의지를 이긴다기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스스로 지시기를 원하시기 때문이요, 그 하느님의 뜻은 인자함으로 말미암는 것.”(천국편 20)

 

모든 것을 하나님께 내어맡기는 태도와 하나님께 집요하게 강청하는 태도는 서로 대립적인 기도의 모습이지만 모두 절대적인 신뢰에서 비롯된 태도이다. 부모에 대해 참된 신뢰와 사랑을 갖고 있는 자녀는 때에 따라 자유롭게 이 두 가지 태도를 취한다. 오히려 내어맡길 줄만 알고 구할줄 모르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며, 구할줄만 알고 내어맡길 줄 모르는 신앙은 불신앙이다. 맡길 줄 알기 때문에 구하고, 강청할 줄 알기 때문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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