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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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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진 것이 참 많다. 여지껏 긴 세월을 살면서 버리지 못한 것들이다.
무엇이냐하면 고집, 아집, 주장, 체면, 가식, 욕심, 탐심, 자존심, 명에심,질투심 등 셀 수없이 많다. 이 모든 것들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이유는 이것들이 없으면 초라하게 된다는 노파심 때문이랄까?
힘겹게 지고 있는 이 무게 때문에 어떤 때는 사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 있는 이런 오물 단지들을 왜 보물처럼 껴안고 있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
'나를 버린다'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는 걸 직면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도 나에게 '너 자신을 버리고 네 십자가를 지고 따라 오라'고 수없이 속삭이신다. 아직도 내가 가진 소유를 버리지 않았으니 그분의 제자의 신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날이 갈수록 오히려 내 소유는 더 늘어나고 있지는 않는지.
소유냐? 존재냐? 하는 철학을 두고 많은 선각자들은 결국 없어지고 마는 소유보다는 존재 자체에 대한 가치를 앞세웠다.
헨리 나웬은 그의 저서'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 에서 이렇게 말했다.
"살면서 어떤 일을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존재가 얼마나 진실한가"하는 것이다. 무엇을 얼마만큼 소유하는 가가 아니라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이닌가 보다. 어느날, 신혼 부부가 된 두 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뜸 이런 질문을 했다.
"결혼한 후 손해 본 것이 무엇이냐"고, 즉 "버린 것이 무엇이냐"고. 제자들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어색한 표정을 했다.
결혼하면 배우자로부터 적어도 뭔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큰데..... 그래서 "결혼을 해서 잘 살려면, 상대방을 위해서 한쪽이 뭔가를 희생하고 손해를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얼버무렸지만 이해가 안가는 눈치였다.
그러면 세상 사람 중에서 가장 손해를 본 분은 누구일까? 예수님이다. 그분은 누구보다도 부자이고 누구보다도 존경받는 보상을 누리지 않는가.
그렇다. 살면서 이득보다는 손해를 본다는 마음으로 사는 게 편하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손해란 없는 것, 다 받은 것 뿐인데 ... 탓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에서...
그리고 '자존심 '이라는 것도 그렇다. 어떤 이는 하찮은 자존심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자존심"이 상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 자존심을 버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사람이 죽고 나서 15분 후에야 나간다고 한다.
'자기를 버리는 것' 이야말로 자기 소유를 버리는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그래서 가장 큰 십자가일 것이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는 말씀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내가 하는 말이나 일이 다 옳고, 나는 똑똑하고 지혜롭고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상처를 주고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지 자신은 잘 모른다. 나 자신을 잘 알수록 이런 약점을 고치기가 쉬울 것이다. 이런 약점이 어떻게 목숨보다 더 귀할까.
순교자들은 그렇게 귀한 목숨까지도 버렸는데... 오로지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의 말씀에 충실하기 위해서 가장 가치러운 일에 목숨을 걸지 않았던가?
하찮은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고, 붙들고 있는 내 모습을 비추어 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모든 어려움을 달게 지고 가는 이주간이 되도록 순교 성인들의 정신을 다시 되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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