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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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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 하느님께서 신앙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 주신 첫 말씀은 ‘떠나가거라’ 였다. '네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 내가 장차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창세 12, 1)'였다. 아브라함의 나이 이미 칠십 오세인데 미지의 약속의 땅에 도전한다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절대 신앙인 외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봉헌하는 미련과 남김 없는 자기 자신의 온전한 봉헌이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 제자들에게 집이나 부모 형제와 자매를 버리라고 요구하셨으며 하느님 아버지 뜻을 이행하러 떠나가거라 하셨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형제이고 자매냐' 하신 것, '보십시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행한 여기 있는 이들이야 말로 내 어머니요, 형제요, 자매다'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며 빛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고 못 박으셨다. 하느님께서 인간으로 오시는 하느님의 길이요, 우리 인간이 하느님께로 가는 인간의 길로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 세상 생활은 하느님 나라로 가는 나그네 인생살이인 것이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 지상 생활의 요약인 지속적인 기도생활로 성령과 함께 가실 수 있었다. 위로자요, 돕는 자요, 용기와 격려의 성령과 함께라면 그 어떤 십자가의 길도 정면 돌파하실 수 있었던 것이다. 성서 전체가 모세 예언자로 인하여 살고 모세의 업적으로 전개되어 나아간다. 하느님의 사람이자 중재자인 예언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40여 년간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여 정처없이 사막을 전전하며 방황하던 그 모습이야말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길 떠나가는 우리 신앙인의 모습인 것이다.
모세는 전구자(傳求者)이다. 모세가 야훼께 말씀드릴 때에 사용하는 ‘저와 저의 백성’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영성적 입장을 드러낸다(탈출 33, 16). 그는 ‘목마르고’(탈출 17,4), ‘배고파’(민수 11, 10-11) 죽어가는 이스라엘, 즉 ‘가축들에게 먹일 초원을 찾는’(민수 11, 1-2) 이스라엘을 위하여, 그리고 ‘믿음이 약해지는’(민수 4, 13-20) 이스라엘, 또는 ‘황금 송아지를 주조하여 계약을 어기는’(탈출 32, 10-14) 이스라엘을 위하여 탄원한다.
특히 두 가지 기회에 이러한 전구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반도의 북부에 살던 부족 아말렉에 대한 승리는 모세가 심신(心身)을 기울여 끊임없이 기도한 결실인 것이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우세하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우세하였다. 모세의 손이 무거워지자, 그들은 돌을 가져다 그의 발 아래 놓고 그를 그 위에 앉혔다. 그런 다음 아론과 후르가 한 사람은 이쪽에서, 다른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두 손을 받쳐 주니, 그의 손이 해가 질 때까지 처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여호수아는 아말렉과 그의 백성을 칼로 무찔렀다.(탈출 17, 11-13)
모세의 전구는 백성을 위하는 자기 자신의 사랑의 표현이다. 모세는 “마치 아이 보는 자가 젖먹이를 안고 다니듯이 이 백성을 자기 품에 지니고 가야한다. 사막의 어둠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마치 보이기나 하듯이 낮에는 모래기둥, 밤에는 불기둥을 자신의 전구기도 생활로 성령의 불기둥의 기적으로 증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삶은 내면의 길이며 끝없는 방랑이다. 영적인 여정은 정화의 과정이다. 나는 편히 쉴 수가 없다. 예수께서 마음 속으로 그렇게 느끼셨듯이 나도 내 길을 가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한다”(루카 13,33).
교회사를 돌아볼 때 이탈리아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만큼 예수님의 근심 없는 방랑생활을 철저하게 본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포기했다. 벌거벗은 채 자유롭게 세상에 나가 돌아다니기 위해 자기 아버지 앞에서 옷을 모두 벗어버렸다. 방랑생활에서 느끼는 자유는 그의 마음에 넘치는 기쁨을 주었다. 그는 새들에게도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다. 걱정없이 생활하는 그는 매일 양식을 하느님께서 주신다고 믿는 새들을 닮았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을 새롭게 볼 수 있다. 그의 모습에서 자유로우시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나 자신은 개인적으로 끝없는 사막을 걸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길 떠나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과 하느님 나라의 도전의 길 인생의 길에는 수많은 두개골이 흩어져있다. 그러나 나 홀로가 아니라 나의 기도생활로 나의 동반자요, 반려자이신 성령과 함께라면 영원히 머무를 오아시스 하느님 나라에까지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만이 이 세상을 이기는 승리다고 바오로께서 지적하신 것이다.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의 침략을 피해 80이 넘은 노스님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왔었다. 그때 기자들이 노라서 노스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토록 험준한 히말라야를 아무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까?” 그 노스님의 대답이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서 왔지요.”자신의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단다. 그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같다. 순간순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산다. 문제는 어디를 향해 내딛느냐에 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가.
걸어서 천국까지 간다. 더욱이 우리 자신의 기도생활로 성령과 함께라면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무서울 것 없노라. 영가 기도가 입에서 저절로 나오리라. 당신 얼을 피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신 얼굴 피해 어디로 달아나겠습니까? 제가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에 당신 계시고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거기에 또한 계십니다.(시편 139, 7-8) 성령과 함께라면 어디서나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 기도생활로 항상 성령과 함께 하느님 나라가는 능력을 주소서. 제게는 부족함이 없사오며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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