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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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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 주일미사 때마다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하고 사도신경으로 우리의 신앙고백을 하며 살아 나아가고 있이다.‘통공’은 말 그대로 공(功)을 통(通)한다는 뜻을 지닌다. 즉 누군가 다른 성도를 위해서 기도, 선행, 희생 등을 통해서 대신 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지상 교회’의 성도들끼리 서로 육신과 영혼에 필요한 은혜를 받도록 하기 위해 통공을 행할 수 있고,‘지상 교회’의 성도가 ‘연옥 교회’의 성도를 위해 공을 쌓음으로, 죄로 인하여 당연히 받아야 할 잠벌을 면하게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여 보속은 빚을 갚는 것인데, 이 빚은 당사자가 갚아도 되고 다른 사람이 대신 갚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세의 성도가 자기 보속이나 공로를 다른 성도를 위해 바치면 그것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 ‘통공’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천국 교회’ 성인들의 전구(轉求)를 통한 통공이 있다. 우리는 천상에 있는 성인 성녀들을 공경하며 그들의 ‘전구’를 청하고 그들은 우리를 위하여 은총을 빌어 줌으로써 ‘지상 교회’와 ‘천국 교회’ 사이에 통공이 이루어진다.
둘째, ‘지상교회’ 성도들이 ‘연옥 교회’ 성도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 ‘선행’을 드리는 통공이 있다. 세상에서 보속을 다 못하고 떠난 영혼들은 연옥에 들어가 보속이 끝날 때까지 단련을 받게 된다. 그들은 우리의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이며 우리와 함께 지상 교회의 성도들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받는 고통은 바로 우리의 고통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아파하지 않겠습니까? 또 한 지체가 영광스럽게 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아파하지 않겠습니까? 또 한 지체가 영광스럽게 되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기뻐하지 않겠습니까?”(1고린 12, 26) 그러기에 우리는 그들을 동정하게 되고 그들의 형벌이 경감되거나 단축되게 하기 위해 기도한다. 그래서 교회는 연(煉)미사를 드리고, 교우들은 그 영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는 그들을 위해 자주 미사를 드리고, 대사(大赦)를 자주 얻어 그들에게 공을 넘겨주며, 기도와 고행, 자선을 행하는 것 등이 있다.
셋째, ‘지상 교회’의 성도들이 서로를 위해 공을 나눌 수 있다. ‘지상 교회’에서 교우들끼리 서로 통공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기도와 자선 애덕실천이다. 바리용의 책에서 연옥에 관한 다음과 같은 말은 묵상해 볼 만 하다. '연옥 교리가 근거로 삼는 것은 이렇다. 생명 공동체를 이루며 하느님께 결합되어 살기 위해서는 그분이 온통 사랑이시듯, 우리 역시 온통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심의 티끌 하나, 씨앗 하나도 하느님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기심은 하느님과 반대되는 것이며, 오직 사랑만이 동화될 수 있다. 그런데 자기가 죽는 순간 완벽한 사랑의 상태를 이룩했고 더 이상 자기 안에는 티끌만한 이기심도 남아있지 않다고 누가 감히 장담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이승에서는 어떤 피조물도, 이기적 자기 회향(自己回向)에서 완전히 벗어난 행위를 단 한 번도 행할 수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이기심의 찌꺼기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으면 하느님께 동참할 수 없다.' 이것이 연옥의 의미이다. 매 순간 자기를 죽이는 부활의 삶을 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연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 존재의 밑바닥까지 티끌만한 이기심도 남지 않는 그런 정화는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온전히 하느님께 바쳐질 수 있기 위해 자아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오는 일이다. 그런데 자기에게서 떨어지는 것이 고통이다. 지금 겪는 고통은 벌써 이 정화 작업의 시작이다. 만일 고통에 이런 정화적 가치가 없다면 그것은 순전히 무의미한 것이요, 추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미 이승 안에 연옥이 있다. 전승이 이 정화라는 과정을 불에 비유하고 있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연옥은 정화소(淨化所)를 의미한다. 변함없고 무한한 사랑 앞에서 다른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가 사랑에 반대되면 하느님의 불은 우리를 고문한다. 우리가 정화될 수 있을 때 그 불이 우리를 정화시킨다. 우리가 하느님과 결합하면 그 불은 우리를 복되게 한다.
사랑의 현존을 마주하게 되면 우리는 사랑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자신이 완전하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고통이 있다. 그 고통을 겪을 때 지금 여기 우리 안에서 연옥이 시작 된다. 연옥은 우리로 하여금 마침내 타인들에 대한 순수한 관계이신 하느님처럼 존재할 수 있게 해준다. 연옥의 이 신비를 클로델은 잘 깨쳤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위해 빌어주시오. 우리의 고통이 줄어들게 해주시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커져서 마침내 우리 안에 있는 악과 이 가증스런 저항이 끝장나도록.”
어떤 이가 트라피스트 수도원을 구경하러 갔다. 수도자들의 헌신과 고달픈 생활을 보고 원장에게 말했다. “원장님, 만일 후세에 천국이 없다면 당신들은 몹시 놀라시겠지요.”원장이 대답했다. “벗이여, 걱정 마시오. 만일 천국이 없다 할지라도, 선생으로 보낸 생활은 현세에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위안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것만으로도 넉넉한 보상입니다. 그러나 벗이여, 만일 후세에 지옥이나 연옥이 있다면, 우리보다도 당신 편이 몇 곱 더 놀라실 것입니다.”
연옥 영혼을 구하는 자는 사랑의 계명을 가장 잘 수행하는 자이다. 그것은 만사를 넘어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성심에 의합하고, 그 영광을 드러냄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또 영원한 행복을 고대하고 있는 가장 불쌍한 자를 구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예수께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에게 나타나서 말씀하셨다. “만일 지구가 큰 은덩이고, 바다가 값진 보옥에 가득 차 있으며, 공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좋은 향기를 풍기고 있다 하자. 그것을 네게 주면 너는 만족하겠느냐?” “주님, 저는 그렇게 막대한 재산을 받을 가치가 없습니다. 하오나, 만일 당신의 천한 종에게 한 가지 소원을 말씀드리기를 허락해 주신다면, 저는 위의 재산보다도 가치 있는 것을 청하고자 하오니, 주님, 불쌍한 이 죄인에게 당신 천국을 주옵소서.”
연옥 영혼을 구하는 자는 마치 이 귀한 은혜를 저들에게 주는 자이다. 그러므로 이는 선업 중에서도 최고의 것이다. 옛날 성 도미니꼬회의 열심한 두 수사, 베르트란과 브느와는 죄인의 회개와 연옥 영혼을 구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필요한가에 대하여 토론하였다. 한 사람은 말했다. “실상 연옥 영혼이 고생하고 있음에는 틀림없지만 천국에 가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죄인은 구령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니, 이를 구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구속 사업은 헛되이 된다.”한 사람이 말했다. “죄인은 자유로이 하느님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은총에 따른다면 언제든지 회개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옥 영혼에게는 자유가 없습니다. 어쩔 도리 없이 고생해야 됩니다. 예를 들면 여기 두 사람의 거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건강하지만 일하는 것이 싫어서 거지가 되었고, 하나는 병자라서 할 수 없이 거지가 되었습니다. 연옥 영혼은 후자입니다. 성 토마스도 말하고 있습니다.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 살아 있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보다 하느님 마음에 든다. 죽은 이는 자신을 위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구하는 일은 대단히 필요하다’라고.”
앞의 수사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죄인의 회개를 위하여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연옥 영혼이 괴로워하고 있는 환상을 보았다. 그리하여 자기의 기도, 고행, 선업 등을 죄인의 회개를 위하여 반, 연옥 영혼을 위하여 반을 바치기로 하였다.
이 세상에서 사랑하던 사람들이 먼저 돌아가셨는데 꿈에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면 그 연령들을 위하여 연미사와 기도나 선행, 애덕 실천으로 그 연령의 보속을 대신 갚아주는 통공을 하여야만 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사랑하였던 연령들과의 영원한 사랑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통공하여 얻어 누려야만 우리들의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기 때문인 것이다.
저 자신은 저의 어머님과의 이 세상에서 37년 동안 어머니의 사랑이 영원한 사랑, 생명이 되어 함께 살아 갈 그날을 기도하며 제가 제대에서 미사 드릴 때마다 성 아오스띠노의 기구를 바친다. '내 어머니 마리아 이 세상에서 주 성모님 같이 사랑만 하다 가신 그 사랑이 영원한 사랑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하고 말이다.
11월 위령성월 미사 지향하는 모든 연령들이여, 우리들의 사랑이 끝날 수 없기에 영원한 사랑으로 그 연령들이 영원한 생명과 안식을 얻어 누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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