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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본문을 설명해 보려고 노력했다. 또한 이 성서 구절은 관상과 활동이라는 두가지 복음생활 방식을 구분하는 근거였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이야기는 어떤 생활 방식이 더 완전한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의 질적인 면에 대한 것이다. 봉사의 질적인 면은 활동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도가 얼마나 순수한가에서 나온다. 복음의 유일한 시각은 사랑의 시각이다. 이 사랑은 우리의 활동이 어떤 것이든지 그 안에서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려는 열망을 말한다. 예수께서 당신 발치에 앉아 있던 마리아의 편을 들어준 것은 할 일을 피하는 게으름뱅이를 변호하려는 뜻이 아니다. 또한 관상에 몰두했을 때 지루함을 느끼고 관상에서 아무런 힘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을 책망하기 위해서 말씀하신 것도 아니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질적인 면과 그리스도인 생활의 성장, 그리고 그렇게 하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복음이 가지고 있는 관상적 차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비유다. 예수께서 마르타에게 마리아가 좋은 몫을 택했다고 하셨을 때 그분은 마르타가 관상의 질적인 면을 위한 터전을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관점이 마르타의 선행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동시에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도 마리아의 좋은 몫보다 더 나은 뭔가가 있음을 주의시키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상과 활동의 일치다.
관상을 통해 심화된 순수한 지향은 사랑을 질적 차원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관상기도가 없는 활동은 쉽게 기계적이고 반복적이고 소모적이 되어 결국 자신의 힘을 탕진하게 한다. 결국 활동은 일상생활이 담고 있는 보화를 발견하는 데 실패하고 만다. 일상생활은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훌륭한 실천이지만 관상기도의 규범이 없이는 그렇게 될 수 없다. 복음의 관상적 차원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아주 사소하고 세속적으로 보이는 일 속에 숨어 있는 거룩함의 보화를 깨닫게 해준다.
예수께서는 마르타만이 아니라 마리아와 마르타 둘 다 부르신다. 마르타의 행동은 훌륭했고 마리의 행동은 더 훌륭했지만 둘 다 충분하지는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복음의 관상적 차원에서 일치하고 조화롭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했다. 관상기도를 통해 우리는 기도와 활동 모두에서 성령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갈 수 있다. 활동은 참된 기도다. 기도는 관계성이기 때문에 거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무한하신 하느님과의 관계성은 끝없이 성장해 갈 수 있다. 기도는 순수한 마음을 담고 있는 관계성이다. 이 마음이 무의식의 거짓 자아를 걷어내고 포기할 때 매사에 하느님의 뜻으로 우리를 열어주며 우리로 하여금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할 수 있게 해 준다.
예수께서는 마르타에게 말씀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당신은 많은 일 때문에 걱정하며 부산을 떨지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입니다.” ‘걱정하며’ 라는 말이 열쇠다. 이 말은 마르타가 자신의 활동이나 어쩌면 마리아의 비 활동에 집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마르타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주님께 봉사하고 있었지 순수한 마음에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순수한 마음은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며 모든 상황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려 한다. 마르타의 분주함은 마르타가 거짓 자아의 영향 아래 있었고 순수한 하느님의 영감에서 멀어졌음을 의미한다.
이 이야기는 활동과 기도의 통합을 모색하도록 우리에게 힘을 준다. 관상기도 시간은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창조적 전망과, 일상생활에서 그 전망을 구체화한 실현이 서로 만나는 장소다. 이러한 일상의 만남이 없다면 관상의 전망은 완벽주의라는 기인의 유희에 빠져버리거나 기도에서 자기 만족을 찾는 교묘한 독소에 중독될 수도 있다. 또한 관상기도로 매일 새로워지는 관상의 전망 없이는 활동 역시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자기 중심으로 빠져버릴 수 있다. 관상적 차원은 마르타와 마리아의 일치를 약속해 준다. 그 집의 또 다른 인물 라자로는 활동과 관상생활의 일치를 상징한다. 라자로를 죽게 한 알지 못할 병은 자기 인식, 곧 자신의 거짓 자아라는 잿더미에서 그리스도의 부활한 생명이 솟아났을 때 라자로는 하느님 생명의 자유와 기쁨 속으로 들어갔다.
아빌라의 성 데레사는 일치에 의한 변모를 애벌레가 나비로 탈바꿈하는 데에 비길 수 있다고 하였다. 나비의 일생은 전적으로 애벌레의 생활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애벌레는 자신의 고치를 지음으로써 그 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관상기도를 규칙적으로 실천하고 감각적 행복 찾기 계획을 버림으로써 우리도 우리의 고치를 짓고 거짓 자아를 죽여 부활의 순간을 기다릴 수 있다.


- '그리스도의 신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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