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2:23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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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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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나무들의 생명의 핏빛 같은 단풍이든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는 지난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복음 성서 말씀 장면은 태생소경 바르티메오가 평생 기다린 것은 단순히 육신의 눈을 뜨는 기적보다도 더 소중한 신앙의 눈을 떠서 예수를 따라 나선다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던 것도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이르신 것도 그 초점이 눈먼 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신앙에 맞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르티매오에게 허락된 구원은 그가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보다 더 큰 내용을 품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광명을 얻은 것이 아니고, 믿음을 통하여 자신의 구원을 가능하게 했던 예수에 이르는 구원의 길을 얻게 된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사가가 말하고자하는 주제의 방점은 예수를 ‘따름’에 찍혀 있습니다. 마르코는 길을 따라나서는 제자의 모습에서 본질적인 제자의 실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치유된 소경이 전형적인 제자로 됩니다. 이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신앙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지금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예수 수난의 길을 따라 나서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다윗의 자손이라는 메시아 타이틀을 지닌 예수를 이해하는 열쇠 역시 그의 십자가와 관계가 있습니다. 예리코의 거지는 마르코에 있어 참된 신앙인입니다. 그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방향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은 예수와 그의 제자들에게 마련된 십자가(마르8,34) 길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일 오후 3시에 세례 성사를 받을 분들에게 지난 주일에 피정강의에서 여러분이 세례를 받으시는 것은 물과 성령 말씀으로 다시 태어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신 인간의 길을 끝까지 따라가서 예수님의 죽음의 세례로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을 저는 강조한 것입니다. 세례성사 받고 나면 육신의 눈을 뜨는 기적의 좋은 것만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눈으로 장차 하느님의 나라에서 받을 기쁨에 비해서 이 세상의 고통은 너무나도 적어서 마치 없는 것 같이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서술했던 것처럼 신앙이 대두됩니다. “사물의 본질은 보이지 않는 근거, 증거를 갈망하고 있다.” 비록 우리가 성인들의 체험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도 그들의 증언에 주의할 수는 있습니다. 그들은 신앙의 눈으로 하느님을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이 세계와 그 안의 평범한 삶을 다른 빛으로 인식했다고 증언합니다. 쟝 삐에르 드 꼬사드가 성찰한 것처럼, “신앙은 지구를 낙원으로 변화시킨다. 신앙에 의하여 우리 마음은 천국 가까이 있다는 기쁨으로 고양된다.” 모든 길은 천국으로 가는 길이다.
“하느님이 계신 곳은 어느 곳이나 천국이다”라고 아빌라의 데레사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모든 곳에 계시므로 우리는 매일의 삶이 참으로 천국에 이르는 길, 우리 행복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는 것을 배우게 될 때, 우리는 그만큼 마지막 행복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 마지막 행복을 어거스틴은「신국론」의 끝 찬미가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침잠하며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보게 될 것이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게 될 것이고, 찬미할 것이다.”
천국은 거룩한 사람들 이외에는 천국이 아닙니다. 그러나 거룩함의 여정을 걸으면서 성인들은 토마스 머튼과 함께 “천국의 문은 어느 곳에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한 빛 속에서 우리는 이 지상의 삶 역시 우리가 거룩해지는 만큼 그리고 신앙의 눈으로 보기를 배우는 만큼, “행복의 자리”가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도스토예브스키의「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거룩한 죠시마 신부의 통찰이었습니다. “사람들이여, 당신들 주변에서 하느님의 선물을 보라!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부드러운 풀들, 새들을, 자연은 아름답고 무죄한데 우리들, 오직 우리 사람들만이 죄가 많고 어리석다. 우리는 삶이 천국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삶이 천국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때에만 삶은 우리에게 그 온갖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며,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울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바르티매오로부터 우리가 실제 기도하는 중에 온 마음을 다해서 하느님께로 향할 때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말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연민의 눈으로 우리를 구원시켜주실 것입니다. 이미 우리 주위의 믿을 만하다고 알았던 익숙한 모든 것들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에도 보통 우리는 아직도 이것들을 단념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인간으로서의 희망이 없다는 것은 속세俗世의 방법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엔가 목적을 두고 있고 우리의 시야를 추구하고 끊임없이 좌절하고 있는데, 이것은 고통이며 희망의 상실이고, 우리가 여기서 그만둔다면 패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 순간에 주님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하느님께 돌아서서 “나는 당신을 믿으며 당신 손에 나의 영혼과 육신, 나의 전 인생을 맡기겠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절망은 우리를 믿음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이런 묵상을 하십시다.
옛날 옛날, 왕들이 세상을 다스릴 때 일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왕에게 등이 심하게 굽어진 어린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한 명뿐인 왕은 늘 어린 아들의 들이 걱정이었답니다. 왕은 장차 자신의 왕권을 물려받아 훌륭히 이끌어야 할 아들이, 굽어진 등 때문에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거든. 급기야 왕자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방 안에서만 지내고 있었습니다. 왕은 그런 아들이 너무 가여웠습니다. 그런 왕을 보며, 신하들 역시 마음 아파했습니다. 그리고 수시로 아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신하들은 왕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말했습니다. “폐하, 동족의 00마을에 사람을 기가 막히게 잘 고친다는 의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 의사를 데려오는 건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왕은 왕자의 병은 그렇게 이 의사, 저 의사 불러다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맙소, 경들. 내 그대들의 애틋한 마음은 잘 받아들이겠소. 허나 내 생각은 말이오. 저 아이의 병은 아무래도 마음에 있는 것 같소. 자신을 낳아준 어미가 일찍 세상을 떠난 후 침울하게 지내다보니 저렇게 된 것 같소. 하오니, 경들도 더 이상 마음 쓰지 마시오.” 그렇게 시간은 자꾸 자꾸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왕은 왕자 때문에 근심에 잠겨 왕궁 이곳저곳을 혼자 걸어 다녔습니다. 그러다 아들을 닮은 조상 왕들의 동상이 서 있는 정원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동상을 보는 순간 왕의 얼굴은 아주 환해졌고, 이윽고 신하를 불렀습니다. “여봐라, 너는 지금 당장 왕궁 조각가를 불러오너라.” 왕의 명령에 조각가가 도착했습니다. “오, 어서 오시오. 동상 하나를 만들어주시오.” “예~ 폐하. 하온데 어떤 동상을 만들면 되겠습니까?” “우리 왕자와 똑같은 동상을 만들어 주시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소. 지금의 왕자보다 키가 크고, 특히 등이 똑바로 곧은 동상이어야 하오.” 그리고 얼마 후 동상이 완성되었고, 왕은 그 동상을 왕자의 방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왕자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얘야, 생각해보니, 내가 너에게 이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구나. 너는 말이다, 내게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들이란다. 나는 늘 네가 자랑스럽구나.” 그리고 왕은 매일같이 아들의 방으로 가서 아들의 동상 주위를 오고가며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귀한지를 얘기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 점점 자라나면 아주 지혜롭고 고귀한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도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1년, 2년, 시간은 점점 흘렀고, 왕자 역시 점점 커져갔지. 그런데 이게 원일입니까? 왕자는 그렇게 자라는 동안 점점 등이 곧게 펴졌고, 급기야 동상처럼 큰 키와 바른 자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바로, 아버지가 갖다 준 멋진 동상, 자신을 쏙 빼닮은 동상을 바라보면서 왕자는 날마다 자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키워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며, 왕 역시, 자신의 믿음이 아들을 살렸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참 보기 좋은 아버지와 아들의 믿음의 기적인 것입니다.
수십 년 믿음과 사랑으로 살아온 부부들의 얼굴 모습이 서로 닮아간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의 믿음과 사랑으로 바라보는 눈은 서로 닮아 간다는 것입니다. 네가 보고 믿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고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말입니다. 우리가 십자가상의 예수님을 보고 믿어 닮아가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웃는 얼굴 위에 봄의 꿈을 입고, 들판에 서서 잠자고 있는 겨울, 태양빛 봄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가 그 태양빛으로 까만 씨앗 생명의 결실을 맺는다. 고 헨리 나웬 신부를 위하여 해바라기 꽃 그림 뒤에 쓴 글이 성령으로 신앙의 눈을 뜨고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이들 저들이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한 자들의 눈은 하느님을 뵙는 지복직관의 하느님의 빛을 반사하며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알렐루야~!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이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주셨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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