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3:59

연중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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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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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8장 48절)


지난 10월 13일 캡슐이 투입돼 구조작업이 개시된 지 22시간만의 칠레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던 33명의 광부 전원이 69일간의 사투 끝에 모두 살아서 돌아왔다.

예수님께서 그 기적의 드라마 주인공인 그들을 보시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실 것이다. 전 세계 관심은 광부들이 69일 동안 처한 구체적 현실 상황보다도 광부들을 지탱해 준 힘이 어디에서 왔나하는 데 있는 것이다.

하나는 칠레가 가톨릭 국가라는 점이다. 칠레 국민의 89%는 천주교 신앙을 11%는 개신교 신앙을 갖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이나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부인하기 힘든 기독교의 특징 한 가지는 절망 속에서도 기독교 가톨릭교의 믿음은 희망을 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희망이야말로 생존의 절대적 근거가 되어 죽음에 이르는 절망의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향하여 무사히 건너서 빠져 나오게 한 것이다. 칠레라는 나라의 국가國歌 후렴부분 같이 스페인에 저항하여 일어난 독립전쟁에서 그리고 군사독재 피노체트 정권 아래서 수많은 자유인의 무덤이 되었다. 이 같은 인간화의 출애굽 파스카를 이루어 온 칠레 국민들의 믿음과 의지의 높은 품성에 민족애와 국민정신이 아닐까? 하고 어느 칼럼기사 같이 묵상하게 되는 것이다. 하루에 두 차례 이상 공동기도생활과 일상생활 리듬과 공동체의 위력과 작업반장 우르수아의 리더를 더할 나위 없이 증거 해 낸 현실 결과다. 치․치․치․렐․렐․렐 파스카 부활신앙의 믿음이 절망하지 않는 한 살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그 희망을 반드시 현실결과로 이루어 낸 것이다.

38년 전인 1972년10월 13일, 우르과이의 젊은 럭비선수 45명을 태운 비행기가 칠레로 날아가던 중 안데스의 산중에 추락하고 말았다. 추락 당시 13명이 즉사하고 다시 눈사태로 사망자가 늘어 45명의 탑승자 중 16명만이 간신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영하 30도에 이르는 살인적인 추위와 조금만 걸어도 숨이 막힐 만큼 산소가 희박한 조건을 견뎌내야 했다. 게다가 풀잎 하나 찾을 수 없는 눈 덮은 산중에서 생존자들은 살기 위해 불가피하게 동료 사망자의 인육人肉을 먹어야 했을 정도였다.

차마 동료의 인육을 먹을 수가 없다고 하자 “한 가톨릭교우 동료가 우리 가톨릭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몸 하면서 성체를 받아먹는다. 우리는 동료의 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먹는다고 생각하고 여기자“하자 먹기 시작했다는 일화가 전해진 것이다. 조난을 당한 후 생존자들은 몇 차례 걸쳐 탈출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하지만 그 공포와 절망 속에서도 난도 파라도는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친구 로베르토와 단 둘이서 해발 5000m의 눈 덮인 안데스를 넘어 칠레까지 100Km 이상을 걸어 구조 요청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그 덕분에 나머지 동료들도 모두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 72일간의 사투 끝에 얻은 기적의 생환이었다. 훗날 난도 파라도는 이렇게 고백하듯 말했다. “안데스 산중에서 우리는 심장의 한 박동에서 다음 박동으로 근근이 이어가면서도 삶을 사랑했다. 인생의 매초 매초가 선물임을 그때 알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루카 11장 9절~10절)

사랑과 믿음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사랑을 받은 체험과 믿음을 받은 체험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이다. 죄 많은 여자에게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 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루카 8장 47절)

예수님께서 가나안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믿음은 특별히 중요한 현실상황에서 뿐 아니라 매일매일 그리고 매 순간 순간마다 일상 믿음의 기적을 이루어준다고 할 수 있다. 마라나타!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오실 때에 칠레 광부들 같은 믿음을 우리에게서 찾아 볼 수 있을까? 그러니까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이 주어진다는 우리가 믿는 십자가의 믿음 말이다. 그 희망이 전혀 없는 곳에 희망을 발견하는 자세인 것이다.

치․치․치․렐․렐․렐 칠레 국민들의 합창이 우리에게도 메아리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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