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 성자 성령님을 찬미하세!
예수 수난과 부활 대축일이 지나고 성령강림 대축일이 지나니, 이제 삼위일체 대축일이구나 ! 인간의 머리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주님 제 어리고 어린 영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호를 그으면서 성호경을 몇 번이고 되놰 본다. 성부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더욱이 당신의 모상대로 나를 빚어 만드시고 당신 생명까지
나눠 주셨고, 성자 예수님은 감히 내가 당신의 형제가 되는 자격을 얻게 해 주셨고, 불이요 사랑이시요 위로자신 성령께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시기 위해서 나를 창조하신 분이시요, 아드님은 나를 구원하기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분이시오, 성령님은 나의 연약함을 도와주시고 나 대신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간구해 주시는 협조자이시니…….
삼위의 하느님이야말로
나를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내가 하느님을 위해 있는 게 아니고, 역으로 삼위의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존재하시네? 의아스러운 경이로움이
나를 휩싼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이 노래를 부를 때 마다 나는 과연 ’매일 매 순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라는 고백이 절로 나온다. 나의 허물들이 주님 안에서 매일 녹아나고 용서받고, 새로 태어남을 느끼니……. 나야말로 행운아요,
소중한 삼위일체 하느님의 자녀가 아닌가? ’태초부터 시작된 하느님의 사랑이…….’ 나누임이 없으시고 일체이신 그 사랑이 나를 지탱해 주시니, 그
사랑 받는 이 존재야말로 복된 민족 중의 복된 백성 아닌가?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그토록 사랑하시어, 외아들을 보내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받게 하셨다.”<요3,16>
외아들을 가진 어느 엄마가 ‘아들이 하나만 더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인대가 끊어져 발목이 완전히 휘어져 덜렁거렸을 때, 병원에서 몇 날 밤을 지새워야하는 그 순간에 애타다 지쳐
외친 말이다. 그 엄마가 이 요한복음 말씀을 듣고 하신 말. “나는 내 외아들을 다른 사람을 위해 죽으라고 내놓을 순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하느님은 어떻게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을 인류를 위해 내놓을 수 있단 말인가?” 아들이 다쳤을 때의 기억을 상기하면서 또 눈물을 주르륵 흘리시며
말씀하신다. 그 자매님 말을 들으면서 아들이 다섯인 나는 외아들 가진 엄마의 그 심정을 솔직히 다 이해하지 못함을 인정해야 했다. 더군다나
하느님께서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시는 그 절절하신 아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깝고 아까운 외아들보다 이 미욱한 나를
얼마나 더 사랑하였기에……
나에겐 당신 외아들 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가 이 세상에 계시다. 나를 버리지도 외면하지도
않으시고, 나를 위해 끊임없이 매일 제단 위에서 희생 제사를 바쳐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님이 계신다. 이러한 신비를 깨달을 수 있도록 새 마음 새
정신을 넣어 주시는 성령님이 계신다. ‘나는 얼마나 축복 받은 하느님의 딸인가?’
어느 노 목사님이 생각난다. 그는 이미 개종하여 천주교
신자가 되어 전 세계를 다니며 선교 활동을 하고 계신다. 개미떼들처럼 천주교 신자들이 내가 그토록 싫어하고 지겨워하는 성모님을 상자 안에 모시고
와 하루 종일 기도를 드리는데 도무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문 닫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는데……. ‘아! 이 사람들이 도대체 뭐라고 지껄이나
들어나 보자’ 하고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보니…….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루1:28>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예수 또한 복되시도다.”<루1:42> 계속 듣노라니 이 아니 놀랄 일인가? ‘저 상자 속에 있는
여인 안에 삼위일체 하느님이 계신단 말인가? 저 여인 안에 은총(성령)이 가득하시고, 주님(성부)께서 함께 하시고, 아들 예수(성자)또한 함께
계셔?’ 너무 놀랍고 두려운 나머지 그 기도문을 다시 되뇌는데…… 감탄, 감탄……. ‘아! 맞아 저 여인 안에 삼위일체 하느님이 계시는구나! 저
여인 안에 성령이 가득하시고 하느님 아버지가 함께 계시고 아들 예수님이 태중에 계시니 삼위의 하느님께서 분명 저 여인 안에 계시는구나!’
“하느님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노 목사님은 밤새 성모님 앞에 무릎 꿇고 엎디어 빌고 빌다 날이 새 버렸다. 평생 풀지 못했던
삼위일체의 신비를 처음으로 터득하셨고, 천주교 신자인 내게 그 신비를 깨우쳐 주신 스승님이 되셨다.
성모님 안에 삼위일체의 하느님이
계시니 분명 내 안에도 삼위일체 하느님이 계신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드님은 성령님께 서로 양보하시고 무한히 사랑하시고 조건 없이 무아적인
사랑을 하시는 삼위일체가 되신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 위해 내 안에 계신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