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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혜선 세리피나 수녀 srsera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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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는 자리는 즐겁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구.신약의 빠스카를 보면 모두 음식과 연결되어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결국 즐거움을 넘어서서 사랑과 생명을 나누는 숭고한 일임을 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죄인들의 부류와 함께 음식을 드십니다. 으뜸 죄인과에 속하는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시고 또 그의 집에서 식사까지 하시는 과감함을 보여 주십니다. 사실 예수님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기에 바리사이들의 식사에도 초대 받아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요한 10,10) 하시는 것으로써 생명과 사랑을 주시고자 하시는 대상에 경계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착한 이에게나 악한 이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시고 햇빛을' 비춰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받는 편에서 우산을 쓰고 있으면 그 햇볕과 비를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부정한 이와 정한 이, 거룩한 이와 속물, 죄인과 의인이란 경계를 만들어 놓고 사는 바리사이들은 그 비와 햇볕이 의롭고 거룩하고 깨끗한 자신들에게만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벽을 쌓고 바람막이를 쳐 놓아 하느님의 은총의 비와 햇빛이 그 속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니 못마땅할 뿐입니다. 그러나 직접 말하지는 못하고 제자들에게 말합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요?"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제자들이 대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인지 예수께서 명쾌히 답하십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어떤 종류의 병이든 한 방에 완치시키는 의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부분이 아닌 전인적 생명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예수님은 치료법도 처방도 아주 단순하십니다. '~여라.'는 한 말씀이나 손을 갖다 대시는 정도. 그런데 그 단순한 말씀과 행위 근저에 중요한 비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묘약은 바로 무조건적인 사랑임을 복음서를 통해 이렇듯 선명히 보여 주시건만 우리가 이것을 실천하기에는 참 걸림돌이 많습니다. 따라서 많은 경우 자비보다는 희생제물로 때우려고 합니다. 묵주기도 5단 하는 것이 '정말 미안했어요.'혹은 '용서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수가 있습니다. 보기 싫은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 보다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에게 애긍하는 편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 너에게 원한 품은 형제 생각나면, 어서가 그 형제와 화해를 하고 돌아와 그 예물 바쳐드려라'고 합니다. 형제들, 이웃과 반목하고 있으면서 경건히 미사만 드린다면 모순이겠지요.
오늘 1독서 호세아 예언자의 입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사랑이요, 제물이 아니라 하느님을 아는 지식이다'라고 호소하십니다. 우리가 사랑하기 힘든 이유는 하느님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성령의 은혜입니다. 나에 대한 그분의 사랑이 어떠한지를 절절히 깨달은 사람은 쉽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바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바리사이들처럼 기도와 단식 많이 하고 희사를 많이 한다 해도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 아직 나는 의사가 필요한 병자입니다.
예수님, 저의 주치의가 되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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