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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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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바람 속에 몸을 맡기고 싶은 9월이 왔습니다. 많은 일들이 지난여름에 있었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그분의 은총과 섭리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19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온 이 구절은 우리 삶이 서로의 관계성 안에 엮어졌음을 보여주며 인간적 사랑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보완하고 연결하여 하나로 만들어가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참된 인간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오늘날 모든 사람이 다 갈망하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가정이든 수도회이든 안에서부터 사랑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가정 및 수도공동체는 온종일 밖에서 일하다가 저녁에 들어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니까요. 그곳은 서로 보살피는 현존으로서 서로에게 자신을 선물로 내어주기로 선택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모든 세대의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공동체를 이루고 싶은 갈망 때문에 사이비 종교단체에 들어가서 기괴한 방법으로 공동체를 이뤄보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면 이런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이상하다지만, 그 사람들의 밑바탕에 있는 마음을 보면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는 열망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들은 모두 사랑하고 싶고 사랑 받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처 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지만, 때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의무입니다. (로마13,9)”라고 했습니다. 사실 매일 관계를 맺고 살아가던 사람이 타일러도 듣지 않으면, ‘다른 민족’이나 ‘세리’처럼 때론 포기하고 싶은 마음뿐이지만 차마 못할 짓이고 마음 아픈 일이란 생각을 합니다. 저는 지난여름, 한 달 동안 논산에 있는 씨튼 영성의 집에서 저희 수도회 창설자 엘리사벳 앤 씨튼, 성빈첸시오, 성녀 루이즈 드 마리약의 정신을 묵상하기 위해 모인 13명의 수녀들을 위해 봉사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녀님들이 실로 오랜만에 일상의 터전을 벗어나 하느님과 깊은 사랑을 회복하여 ‘네 젊은 시절의 순정과 신부시절의 사랑’(예레미야 2,2)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그 길을 동반하면서,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기쁨, 좌절, 슬픔, 그리고 고통과 그리움들이 하나의 사랑이신 성령의 은총으로 타오르기를 희망했습니다. 공동체로 살아가면서 때로는 얼굴을 붉히며 격한 논쟁을 할 때도 있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다시 풀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고, 때로는 모임에서 눈길을 피하고 싶은 얼굴도 있습니다.
저는 성녀 엘리사벳 앤 씨튼의 생애를 묵상하는 중에 성녀가 친구인 쥴리아에게 보낸 편지의 한 부분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나는 너를 내 마음 안에 항상 간직하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 둘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앞에서이다. 그리고 하느님 안에 우리의 사랑이 간직되어 있기 때문에 친구를 사랑할 수 있는 어떤 사랑보다도 더 큰 사랑을 가지고 나는 너를 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
여러분도 이런 친구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랑은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께 더 가까이 일치하면 할수록 하느님께 속한 모든 사람에게 우리는 더 가까이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씨튼 성녀는 일생 동안 계속 신의를 지키는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분의 삶이 슬프거나 고독할 때, 가난하거나 사랑할 때, 병들었을 때도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보여 주는 충실한 편지를 썼고, 친구의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도록 투명한 표현으로 충고를 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깊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위해 절제할 줄을 알았습니다.
공동체성을 더 강하게 연결해주는 이 사랑을 충실하고 소박하게 키워간다면 우리는 하느님 안에 율법을 완성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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