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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4 21:21

주님 세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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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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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 사제의 첫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래간 만에 제 출신본당을 찾았습니다. 제 출신 본당은 역사가 100년이 넘은 마산교구의 종가본당으로서 할아버지 때부터 다니시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 본당에서 유아세례와 첫영성체, 견진성사를 받았지요. 한마디로 저를 비롯한 저의 형제들에게 그 본당은 아버지 집이나 다름없는 친숙한 곳입니다. 그래서 그 본당의 신자님들 중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있는 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보니 의외로 낯선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사제서품을 받고 그 본당을 떠난 지가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많은 분들이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은 그렇다하더라도 분명 눈에 띄어야 할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쉬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본당에 계시는 신부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영세시켜 놓으면 그만큼 쉬는 신자가 생기기 때문에(기존의 신자들 중에서) 전체 신자 수는 항상 그대로라고 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잘 모르겠으나 세례를 받은 신자의 상당수가 일년 내지는 이년 안에 쉬게 된다고 합니다. 매년 교회에서 발표하는 통계수치만 보더라도 세례를 받은 신자 수에 비해 수계신자 수는 턱없이 부족하니 그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쉬는 신자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이 일이 아니기에 교회당국에서도 나름대로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고는 있습니다만 그다지 효과는 없어 보입니다. 세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쉬게 되는 이른바 '개점휴업'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그 원인을 예비신자 교리에서 찾고 싶습니다. 어린이 첫영성체 교리를 비롯해서 어른교리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교리는 너무 사변적이고 이론적이라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우리 신앙의 대상이신 주님 그분은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가슴으로 믿어야 하는 분이시고, 이해하기보다 느껴야 하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처음 만나는 교리에서부터 생각하게 만들고 이해하도록 강요되고 있으니......
태어난 지 3일 만에 유아세례를 받았고 초등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를 한 이후 지금까지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 그리고 한 사람의 사제로 살아오고 있는 저의 고민 중에 하나도 바로 그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주님을 온전히 믿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주님을 느끼면서 살 수 있을까?
향심기도를 열심히 하고 계시는 어느 수녀님이 강의 시간에 세례성사를 하느님이 우리의 배경이 되어 주시는 사건이라고 표현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배경이 좋으면 한 인물 더 나 보이듯이 훌륭한 배경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 앞에 서 있는 대상을 빛나게 합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저의 배경이 되어주신 주님, 그 덕분에 지금까지 저의 삶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 세례 축일을 맞으면 고맙고, 그 고마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에 서 있는 저로 인해 종종 배경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에 대한 죄스러움과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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