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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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명희 소피아 수녀 sophia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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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살아온 지 1년이 되어가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와서 겪은 가장 황당한 사건은 1주일쯤 지나서였다. 방을 지나는 복도 끝에서 한 아이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눈 빠졌어요!” 하는 소리 “이게 어떤 상황이지?” 하면서 행동을 취하기 전에 벌써 생활재활교사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아이를 보살피고 있었다. 아이를 움직이지 않게 주의시키고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작은 물체를 찾아 기뻐하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눈이 빠졌다니....’ 이런 경험이 나에게는 매우 생소하지만 새롭게 다가오고 주님을 더욱 가까이서 체험하는 기회가 되는 듯 했다.
시각장애가 되는 원인이 여러 가지지만 안구암으로 인해 안구를 적출하는 경우가 있다. 수술 후에는 함몰된 부분을 외형상 예쁘도록 의안을 끼워주는데, 가끔 맞지 않거나 아이가 눈을 심하게 비비게 되면, 이 의안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은 이럴 때, 서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자신이 찾는다고 서두르다가는 의안을 밟아 깨뜨릴 수가 있다. 의안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조심히 다루어 소독해서 제자리에 다시 끼워주는 것이 ‘소리를 듣는 사람의 의무’다.
오늘 세례자요한이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나누어 주는 일’은 우리의 믿음을 키우고 사랑을 불태운다.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풍요로움 속에 서로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은 마치 우리 안에 있는 성스러움의 샘물을 길어 올리는 것 같다. 우리는 가끔 지식의 포만감을 위해 읽을 필요도 없는 많은 책을 읽노라고 시간을 낭비한다. 또한 미덥지 않는 재능을 가지면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밤새워 머리를 쥐어뜯으며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치켜들기도 한다. 비장애인이 맑은 눈을 유지하기 위해 안약 몇 방울 넣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세상을 제대로 보기 위한 나의 시력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갈 때, 더 맑아지고 밝아져 갈 것이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를 든든히 지켜주며 우리 주변에 벽을 쌓아 허세와 과장, 그리고 오만 등의 거짓 자아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외부 소음을 차단할 것이다. 그래서 진실함으로 무장된 순간, 이제 세상에 저항하거나 세상을 피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세상 것들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니 이제 필요한 만큼 쓰고 소유해야 한다.
세상 안에서 눈이 없는 사람에게 눈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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