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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명희 소피아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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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TV 뉴스에서 요즈음 중년남자들의 변화에 대해 알리면서 ‘드라마에 푹 빠져들고 있는 중년 남성들’이란 표현을 썼다. 아나운서는 “드라마 시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줌마들이죠?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년 아저씨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네, 집에 텔레비전이 한 대 있으면 엄마는 드라마, 아빠는 뉴스나 스포츠를 보기 위해 다툰다는 말이 있었죠? 이제 그게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만큼 드라마를 즐기는 아저씨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퇴근 뒤 직장 동료끼리 함께하는 술자리. 예전엔 주로 직장에서 생긴 일을 안주거리로 삼았는데 최근엔 얘깃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바로 드라마입니다.” 한다.
50대 아저씨의 인터뷰가 더 걸작이다. "내용은 이게 딱 보면 한 두 편만 보면 대충 언제 끝날 것 같다는 건 아는데 이상하게 이게 중독성이 있더란 말이에요. 게다가 끝날 때쯤 클라이맥스에 '빵' 올려놓고 그때가 아주 기다려지기도 하고……." 또 다른 40대 남자의 말이다. "저도 처음에 애들이랑 집사람이 드라마 보는 거 되게 싫어했었는데 옆에서 보다가 서서 보다가 결국엔 소파에 앉아서 보게 되고 같이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중년의 남편들이 드라마에 푹 빠진 풍경은 이제 아내들에게도 익숙하다. 어느 50대 남자 부인의 말이다. "자다가 무슨 인기척이 나는 것 같아서 보면 뒷모습이 보여요. 근데 앉아서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더라고요."
왜 중년의 남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중년남성들이 드라마에 심취하는 이유는 호르몬과 심리상태의 변화라고 한다. 심리학자 최창호 박사는 “중년이 되면 남성들에게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많아져 눈물 등 감성이 풍부해지고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원하게 된다”면서 “중년남성들이 드라마 시청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자신의 순수한 감정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오 16,19)”라고 하신다.
베드로도 어느덧 중년이 되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엄청난 사건 속으로 들어가면서 주님을 향한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드라마에 매여 있다가 현실에서 느끼는 공허감을 생각하면 결국 우리 삶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실천하며 살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활을 이끌어 내는 대서사시의 예고편으로 하늘나라의 열쇠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을 전하는 ‘복음’이다. 주님께서 전해주신 복음적 삶을 살 때 하늘나라가 열리고 복음이 받아들여진다. 오늘도 ‘새복음화’에 힘쓰는 중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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