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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창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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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젊은이들이 예수님을 따라 가고자 제자들과 함께 스승의 뒤를 따랐습니다. 예수님의 위대한 인격과 명확한 가르침, 말씀의 권능과 놀라운 기적의 힘, 이런 모습들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예수님께 모든 것을 바치려는 열망을 갖게 했습니다.


첫번째 젊은이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젊은이의 마음 자세는 조건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가실 낯선 길을 어디든 따라 갈 준비가 되어 있었고, 어떤 처지에서도 완전히 자신을 봉헌하겠다는 약속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차가울 정도로 단호합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조용하고 편안한 자리를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섬기고 따르고자 하는 이는 어떤 자리에도 편히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갑자기 새로운 부름을 받으면 곧 길을 떠나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집은 저 세상에만 있고 그분의 휴식처는 오직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에게 휴식이란 미래에만 있을 뿐입니다. 굴속의 여우나 하늘의 새처럼 보드랍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고 쉴 수가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며,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생활을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두번째 젊은이는 스스로 예수님을 따라온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먼저 나를 따라 오너라.” 하고 부르셨습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라고 대답했습니다. 젊은이의 생각은 아직 집에서 아버지를 보살펴 드리고 다른 가족도 돌봄으로써 자기 할 바를 다하고 나면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에게 예수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절대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이 부르시면 그대로 따를 뿐, 군소리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이 요청하시면 다른 요청은 모두 포기해야 합니다. 인간의 권리는 하느님의 권리 앞에서 녹아 버리고 맙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무조건의 따름을 요구할 뿐입니다. 그리스도의 부르심 역시 하나의 징집 명령이며 동원령입니다. 살아 계신 하느님을 전적으로 섬기는 이는 죽을 사람을 보살피는 일에 관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번째 젊은이는 더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따를 용의가 충분하며,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곧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 주십시오.” 준비는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지가 못했습니다. 결정적인 행동을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좀 몽상적이고 감성적인 타입의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날카롭고 준엄했습니다.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잘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뒤를 돌아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부르신 분을 향하여 가야할 길에 시선을 못 박아 두는 것입니다. 감상적인 사람은 무능하며 그 자리에 정체하고 맙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에게 애착이 남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울한 출발은 주님께 합당하지 못합니다. 향수에 젖은 마음과 수척한 얼굴로 그리스도를 맞으러 갈 수는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갈라짐이 없는 완전한 봉헌, 기쁨에 찬 마음의 준비를 원하십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떠나고자 하는 이는 용감하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민첩해야 합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면서 걸어온 곳을 기억하고 간직하려 하는 이는 미래가 아닌 과거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용기에 찬 진전이 없습니다. 분기점에서 의자라도 하나 발견하면 그곳에 눌러 앉아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에 대해서는 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와 우리 자신에게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일은 복음을 선포하는 일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은 교회 본연의 임무요 제일 앞서는 사명인 것입니다.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은 복음을 선포하여 세상을 성화시키고 모든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사명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긴급한 일이기에, 그 밖의 다른 모든 일은 복음 선포의 사명에 비추어 보면 상대적인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바로 그 사명, 곧 예수님의 예언직을 수행하라고 우리 모두를 불러주신 것입니다. “나를 따르라!”고 하시며 우리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요청은, 세상 모든 일에 앞서 매우 긴급한 요구이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복음 선포를 위해서는 다른 모든 일을 제쳐두어야 하고 미루어 둘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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