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477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이호자 마지아 수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대재날 한 끼 굶는 날, 유달리 시장 끼에 허덕이던 때를 기억하며 단식을 정말 나의 생활의 일부로 삼기에는 요원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검진을 위해 한 끼쯤 굶는 것은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도....., 예수님은 40일간을 단식하셨다. 정말 상상조차 안 된다.
오늘날도 여러 차례 단식을 하며 기도에 전념하는 사람들을 본다. 정말 존경스럽다. 그런데 진정으로 오늘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단식은 무엇일까, 풍부한 물질문명 속에서 한 끼 정도 안 먹는다는 것보다 더 가치로운 단식이라면 무엇보다 감정의 단식, 다시 말하면 무절제한 감정과 비판의 휴식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침묵의 바다에서 잠잠히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과 오관으로 짓는 무수한 죄와 오류에서 벗어나는 것이 때로는 힘들 때가 있다. 어떤 때는 너무나 많은 생각과 계획 때문에 머리가 다 빠지고 골이 띵해 질 때가 있다. 쓸데없는 것들을 부둥켜 안고, 버리고 청소하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오만가지 허섭스레기 같은 잡념을 덮고 편안히 주님 안에 쉬는 시간이 참으로 아쉬운 데도 막상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할일 없이 바쁜 현대인, 그래서 누군가가 말했다. 현대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병은 혼자 가만히 방에 앉아 있지 못하는 것이라 했다. 생각을 비우고 잠시 쉬는 시간, 그래야 참 용서도 있고 참 평화도 있다. 물론 작은 상처를 치료할 시간도 더더욱 필요하고 성찰할 시간도 필요한데.....,
용서하지 못하고 계속 쌓아 놓는 원망은 또 무엇인가. 사랑의 가장 큰 척도는 용서이며 지난 일을 깡그리 잊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용서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과의 화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서로 용서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느님은 그래서 한번 용서하신 죄는 더는 기억하지 못하는 건망증을 지니고 계신다.
너희 죄가 진홍 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하며 너희 죄가 다홍 같이 붉어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이사 1, 18) 주님은 무슨 일이든지 하실 수 있기 때문에 만인에게 자비로우시며 그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죄를 못 본 체 하신다.(지혜11,28)
40일간을 단식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요번 사순절에 나의 결심은 나에게 조금이라도 불쾌했거나 잘못한 일이 있는 분을 남김없이 용서하고 마음으로부터 더 이상 아무 것도 기억하지도 남겨두지도 않는 철저한 단식과 금육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찬사를 받으려는 마음에서도 깨끗이 비워지는 단식을 감행하리라 결심해 본다. 길에 밟히는 낙엽 한 송이도 다 거름으로 쓰시는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의 손길에 내어 맡기는 작업, 곧 이것이 오늘 나의 거룩한 단식이 되었으면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7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 연중 제8주일 묵상-단식의 의미 2013.03.14 3477 이호자 마지아 수녀
557 나는 과연 참 맛 나는 소금인가? 2024.02.14 10 이호자 마지아 수녀
556 사순 제 1주일 묵상 - 광야의 유혹 2013.03.14 3206 이호자 마지아 jaho264@hanmail.net
555 사순 제 2주일 묵상 - 기도의 산 2013.03.14 2885 이호자 마지아 jaho264@hanmail.net
554 사순 제3주일 묵상 - 생명의 물 2013.03.14 2957 이호자 마지아 jaho264@hanmail.net
553 연중 제 5주일 묵상 - 나는 과연 참 맛 나는 소금인가 2013.03.14 3078 이호자 마지아 jaho264@hanmail.net
552 연중 제18주일 2013.08.03 3736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fxaverio@hanmail.net>
551 연중 제20주일 2013.08.18 3759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fxaverio@hanmail.net>
550 연중 제14주일 2013.03.15 359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9 연중 제15주일 2013.03.15 359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8 연중 제9주일 2013.03.15 344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7 주님 수난 성지 주일 2013.03.15 3574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6 연중 제16주일 2013.03.15 368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5 사순 제1주일 2013.03.15 333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4 예수 부활 대축일 2013.03.15 3696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3 연중 제17주일 2013.03.15 3703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2 사순 제2주일 2013.03.15 3225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1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2013.03.15 3488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40 사순 제3주일 2013.03.15 3426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539 부활 제3주일 2013.03.15 3469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