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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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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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사도들이 주께 말하기를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니, 주께서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뽕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기어라' 하면, 그대로 될 것이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올 때에 '어서 와서, 식탁에 앉아라' 하고 그에게 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오히려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너는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야,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그 종이 명령한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을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우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여라." (누가복음 17:5-10)

 

오늘 말씀은 작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을 걸려넘어지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목에 맷돌을 매달고 바다에 빠지는 것이 낫다는 말씀, 그리고 일곱 번이라도 죄를 짓고 돌아와서 회개한다고 하면 용서해 주라는 말씀에 뒤이어 나오는 것이다. 그때 사도들이 주님께 말한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실천하기 어려운 말씀에 스스로 절망하며 주님께 간청하는 간구이다. 며칠 전 한 자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난 10여년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는데, 목사님 솔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불가능한가요?” 그분의 전화는 절망을 넘어 절규에 가까웠다.

 

사도들의 간청에 주님의 대답은 매우 냉혹하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말씀은 너희에게는 믿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겨자씨란 너무나 작아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씨앗인데, 그렇게 있으나 마나할 정도로 작은 씨앗만큼만 믿음이 있어도 기적이 일어날 것인데, 너희에게는 그 믿음이 없다는 책망이다. 이 어려운 말씀을 다시 친절하게 종의 비유로 설명해 주시지만 이것 또한 어렵다. 하루 종일 들에서 일하다가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종에게 주인이 고마워하며 맞이하겠는가? 아니다. “우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라고 할뿐이다. 여기서의 종은 급여를 받는 고용된 일꾼이 아니라 노예이다. 주님은 왜 최소한의 인권조차 인정하지 않는 이런 비유를 들고 계신가?

 

겨자씨 믿음이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최소한 인권조차 없는 노예, 아무것도 아닌 존재, 나라고 할만한 모든 것을 무, 즉 겨자씨 같은 존재로 돌리는 것, 그래서 하나님께만 절대를 돌리는 신앙, 반대로 말하면 나라고 하는 것은 겨자씨 만큼도 섞지 않는 순수 신앙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믿음이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이다. 사도들이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한 주문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관상기도에서 하나님만을 지향하며, 끊임없이 거짓된 나를 무로 돌린다. 이것을 믿음의 기도라고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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