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8.24 23:23

연중 제2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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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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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구원에 이르는 문이 좁다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루카 13,24)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영적 유치함에서 성숙함으로 건너가는 것이며, 영적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좁은 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설명합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13-14)

 

구원, 영원한 생명, 참된 행복은 하느님의 초대이며 우리에게 열려 있습니다. 최종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인가 아니면 쫓겨날 것인가, 첫째가 될 것인가 꼴찌가 될 것인가, 생명인가 멸망인가, 좁은 문인가 넓은 문인가, 비좁은 길인가 널찍한 길인가, 복음적 가치인가 세속적 가치인가, 하느님의 뜻인가 우리의 뜻인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 말씀처럼 아버지의 훈육과 채찍질을 견디어 내며 바른 길을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를 외면할 것인가 우리의 선택과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은 무한 행복과 온갖 진리를 향유하기 위해, 끝없는 사랑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인간은 행복을 향한 끝없는 갈망을 지녔지만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으면서 원한다면 얼마든지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엉뚱한 곳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빛과 쾌락이 있는 곳, 더 넓고 안전하고 힘 있는 곳에서, 사람들의 더 많은 인정과 존중이 있는 곳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우리는 참된 행복을 발견할 수 없는 널찍한 길에서 행복을 찾아 헤매며 서로 연대감을 지닙니다.

 

세속적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세상이 다 그런 거야.” 돈이나 권력을 가장 많이 가진 자가 이긴다고, 항상 국가의 이익이 우선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복음적 가치관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그렇게 만들었다.” 복음은 우리에게 하느님, 이웃, 지구 환경, 그리고 광범위하고 악화일로에 있는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에 책임을 지라고 촉구합니다.

 

순수한 믿음의 좁은 길이 우리를 생명으로 이끕니다. 믿음의 좁은 길을 가는 사람은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며, 타인의 선물이 자신의 것보다 더 좋다고 판단하지 않으면서 믿음의 기도 생활에 정진합니다. 순수한 믿음의 길에서는, 기도 중의 위로나 영적 체험으로부터 숨으며, 일상에서 일의 성취 여부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믿음의 좁은 길에서는 기도 중이나 일상에서 계속 자기 굴욕을 체험하며 숨습니다. 기도 중에 자신의 상처를 직면하고 지루함을 견디며 인내하면서 끝까지 기다립니다. 마침내 자신마저 놓아버리고 그리스도만이 남습니다. 오늘 본기도 내용을 경청합시다. “아버지, 십자가의 좁은 문을 통하여, 모든 이를 새 생명의 파스카 잔치로 부르시니, 성령을 보내시어, 저희가 아드님의 제사에 참여하고, 아버지 나라의 참된 자유와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하느님과의 영속적인 일치에 이르는 길은 자기 성취가 아니라 자기 포기이며, 영적 체험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도 생활과 수련에 인내와 성실로 투신하는 것입니다. 기도의 핵심은 외적 혹은 내적 현상이 아니라 순수한 믿음에 있습니다. 이것은 생명에 이르는 좁은 문입니다. 영적 체험들이 투신을 도와주기도 하고, 어릴 적 상처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체험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단 치유가 일어난 다음에 하느님은 우리를 어른처럼 다루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생명으로 이끌리는 좁은 길, 즉 순수한 믿음의 길로 들어섭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충고합니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히브 12,7) 그러므로 우리는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는 자녀로서 이렇게 아뢸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어서 바오로 사도는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히브 12,11-13) 우리는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아니라 부활을 체험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 안에서 기쁨과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꼴찌를 선택하지만 하느님 자녀의 품위를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하느님의 생명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하고 마침내 승복하며 살아갑니다.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만이 전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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