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4.07.19 20:43

연중 제1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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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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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비유


“하늘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하늘나라는 하느님이 다스리는 세계를 뜻한다. 저 하늘 어디에 떠있는 공중나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다스리는 세상을 말한다. 어디든지 하느님이 다스림, 하느님의 주권, 통치가 있으면 바로 그곳은 하느님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내 마음에 주님의 다스림이 있으면 내 마음에 하느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요. 내 가정을 주님이 다스리면 우리 가정에 하느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하늘나라를 밭에 심은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겨자씨는 예수님 당시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작은 씨의 상징이다.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씨앗이다. 하지만 그것이 심겨지면 싹트고 자라나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이처럼 가장 작은 씨가 자라 큰 나무가 되어 그 곳에 수많은 공중의 새들이 깃들듯이, 하늘나라는 아주 작고 미미한 데서부터 시작하나 크게 자라간다는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구원역사가 바로 그러하다. 하느님은 당신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한 인물 아브라함을 부르신다. 비록 작은 겨자씨처럼 미미하게 시작되었으나 그를 통해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가 펼쳐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시편 80편은 출애굽에서 시작된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를 한 포도나무가 온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것으로 묘사한다.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한 포도나무를 가져와 그것을 심고, 그 땅을 가꾸시니, 그 뿌리가 깊이 박히고 널리 퍼져, 산들이 그 포도나무의 그늘에 다 덮이고, 울창한 송백 숲도 그 덩굴에 가려졌으며 그 가지는 바다에까지 뻗었고 넝쿨은 강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얼마나 생생하게 묘사된 하늘나라의 확장에 대한 놀라운 비유인가? 한 그루의 포도나무가 땅에 심기어져 뿌리내려 그것이 자라나서 온 산을 덮고 먼 바다와 강까지 뻗어나갔듯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는 자라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서의 증언만이 아니다. 세계교회의 역사가 그러하지 않은 가? 우리 한국 그리스도교 교회의 역사도 그러하다. 한두 알 미미한 복음의 씨앗이 이 땅에 뿌려졌는데, 그것이 심겨져 싹트고 자라나더니 이제는 이 나라에 복음, 하느님의 나라가 편만하게 되지 않았는가?


겨자씨의 비유를 묵상하며 예수님께서 오늘 내게 주시는 교훈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한 가지 내 마음 가운데 떠오른 것은 겨자씨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앗이라는 것과 그 작은 겨자씨의 놀라운 생명력에 대한 생각이다. 겨자씨가 비록 세상의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씨앗일지라도 그것이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지고 큰 나무로 자라나 공중의 새들이 깃들 정도까지 되는 것은 그 씨앗이 생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씨앗은 그것이 아무리 큰 씨앗이어도 이미 죽고 썩어버린 그래서 생명력을 잃어버린 씨앗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죽은 씨앗은 그것이 아무리 크고 아름답다고 해도 싹트게 하지 않으며, 나무로 자라나게 하지도 못한다. 오직 살아 있는 씨앗, 생명력을 가진 씨앗만이 아무리 어둡고 두터운 흙이라도 뚫고 나올 수 있으며, 그것이 점차 자라나 풀보다 커지고 마침내는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깃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큰 크기의 씨앗을 가졌는가 하는 것보다 내가 진정 살아있는 씨앗을 품고 있는가 하는 것이 다. 내 안에 살아 있는 씨앗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내 안에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예수님이 내게 뿌려주시는 씨앗들은 그 씨앗이 어떤 씨앗 종류이든, 그것이 작거나 크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생명의 씨앗들이다. 예수님이 뿌리시는 씨앗은 큰 나무로 자라날 가능성을 다 내포한 씨앗들이다. 100배의 결실을 맺게 하는 씨앗들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삼년 동안 뿌리신 씨앗들도 오늘 본문의 관점으로 보면 겨자씨와 같은 씨앗들이었다. 그것들이 얼마나 작고 미미하게 보이는 씨앗들이었는가? 예수님이 뿌린 그 씨앗들이 자라나 앞으로 예수님을 이어 하느님의 교회의 반석들이 되어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가는 역사의 주역들이 되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비록 미미해 보이는 씨앗들이었지만 그 씨앗이 뿌려졌을 때 그것이 싹트고 자라나 놀라운 하느님 나라의 역사를 이루어낸 것이다.


오늘날도 하느님의 나라는 동일하게 이루어져 간다고 본다. 죽은 씨앗이 아니라 생명의 씨앗이 나의 심령에 뿌려지고 그것이 내 안에서 싹트고 자라나도록 허용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 씨앗이어도 그 안에 생명이 있으므로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깃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가시적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미미하지만 모든 것을 통해 우리 안에 뿌려주시는 주님의 씨앗이 영혼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자. 비록 우리 눈으로는 다 볼 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자라나고 있는 하느님 나라를 믿음으로 바라보며 완전한 소망으로 이 땅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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