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4.07.14 23:20

연중 제1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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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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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종류의 밭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자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 가운데 놀라운 하느님의 은총의 역사가 나타났다. 변하여 새 사람이 되고 주님의 길을 따르는 헌신적인 제자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예수님 앞에 나온 모든 사람들이 다 변화되어 새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었다. 예수님께 나아온 사람들 가운데서도 여전히 하느님의 말씀에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심지어 예수님과 적대적인 관계를 갖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평상시와 조금 다른 유형의 말씀을 주고 계신다. 예수님은 여느 때처럼 씨-영적 삶에 대한 지침-에 대하여 말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밭에 대한 말씀을 주신다. 이것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기보다 말씀을 받는 사람들의 자세나 상태에 대한 말씀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영적 상태를 돌아보아 사람들의 마음에 떨어지는 말씀의 씨앗이 잘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신 것이다. 예수님은 네 종류의 밭에 대해 말씀하신다.


첫째는 길가와 같은 마음 밭이다. 길가는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녀서 단단하게 다져진 땅을 말한다. 성서는 길가와 같은 마음 밭이 어떤 밭인지를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길가에 뿌려진 씨앗은 새들이 와서 금방 먹어버린다고 말한다. 이것은 우리 마음에 떨어진 말씀의 씨앗을 관대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사탄이 즉시 와서 그 씨앗을 빼앗아가 버린다는 것을 비유로 말씀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는 자”, 하느님의 말씀을 귀로만 듣고 마음으로는 듣지 못하여 깨닫지 못하는 자라고 말할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도 깨달음이 없으니 말씀이 삶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하느님과 완전히 무관한 삶을 살아갈 뿐이다. 내가 길가와 같은 마음 밭을 가진 자는 아닌가? 어떻게 우리는 길가와 같은 우리의 마음을 옥토와 같은 마음 밭으로 바꾸어 갈 수 있을까? 다양하게 길을 모색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도 항상 밖을 향하던 우리의 마음을 거두어 들여 우리 안에 항상 현존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어린 사무엘처럼 주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야훼여, 말씀하십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


둘째는 돌밭과 같은 마음 밭이다. 돌밭은 겉으로 보기에는 옥토이나 바위들로 가득한 땅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을 때 즉시 기쁨으로 받되 흙 속에 돌덩이가 있으므로 깊게 뿌리내리지를 못한다. 바위 위에 떨어진 씨앗은 바위의 열 때문에 빨리 싹이 트나 수분이 없으므로 금방 시들어버린다.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기쁨으로 받으나 그 속에 뿌리가 없으므로 잠깐 견디다가 환난이나 박해가 올 때 금방 넘어져버리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내가 돌밭의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은 아닌가? 왜 나는 환난과 어려움을 잘 이기지 못하는가? 내 안에는 어떤 돌이 있는가? 어떻게 견고한 신앙의 뿌리를 내리게 할 것인가?


셋째는 가시떨기와 같은 마음 밭이다. 팔레스타인의 풀은 대부분 가시가 있고 사막의 풀들은 억세다. 키가 크고 뿌리가 견고함으로 쉽게 제거할 수도 없다. 가시떨기 밭은 땅을 갈아엎고 가시떨기를 걷어내었으나 그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밭이다. 그리하여 이런 상태에서 씨를 뿌렸을 때 씨앗뿐만 아니라 가시떨기가 함께 같이 자라면서 말씀의 기운을 막아버린다. 가시떨기는 말씀의 기운을 막는 강력한 세상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기타 욕심을 의미한다. 우리도 이것을 너무나 많이 경험하지 않는가. 염려와 근심, 세속적인 욕심이 우리 안에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의 씨앗이 자라나지 못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경험한다. 주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 내가 경험하는 유혹은 무엇인가? 세상의 유혹이 아무리 많으나 사탄은 내 안에 정화되지 않은 부분을 통해 우리를 유혹한다.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어 그것을 제거하여 세상의 유혹에 넘어지지 않도록 주님의 은총을 끊임없이 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좋은 땅과 같은 마음 밭이다. 좋은 땅에 뿌려 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잘 깨닫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누가오복음의 말씀에 의하면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꾸준히 열매를 맺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어떤 마음 밭을 가졌는가? 우리가 어느 한 가지의 특징적인 마음 밭을 소유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안에 네 가지 종류의 마음의 상태가 다 있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좋은 땅에 뿌려지는 씨만이 100배, 60배, 30배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 본문에서 씨를 뿌리는 자는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혼에 얼마나 좋은 씨를 뿌리시겠는가? 그것은 우리 안에서 놀라운 하느님의 역사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의 말씀들이다. 무엇보다 말씀 자체이신 그분이 우리 안으로 오시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삶에서 진정한 변화가 없고 아무 결실도 맺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은 씨앗에 있지 않다. 내가 어떤 마음 밭으로 주님의 말씀을 받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내가 하느님의 사랑과 그분의 현존을 진정으로 갈구한다면 모든 일과 매 순간은 주님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생명의 씨앗을 심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엔가는 예수님의 약속의 말씀처럼 그분이 주시는 풍성한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말씀으로 찾아오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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