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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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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의 소망과 위로(고후1:3-6)

 

 

고후1:3-4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오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세월호 침몰11일째.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을 바라보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시체라도 찾는 것이 고마울 지경이라고 합니다. 저는 국가적인 참사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활짝 웃는 누군가를 보면 되려 미워지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이 소망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소망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슬픔 가운데 있었습니다.

구조되지 못하고 생명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 특히나 어린 학생들의 수많은 생명이 구조될 수 있었는데도 죽어가는 것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거리를 걷게 되었습니다.

아이 손을 잡고 걷는 엄마들, 아저씨들, 그리고 세월호에 수장된 또래의 학생들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때 주께서 제게 위로를 주셨고 주님의 마음을 부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다시 눈물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여태까지의 울분과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저는 그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고마워했습니다.

 

“살아 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대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네요. 그대들은 그 소중한 생명을 갖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네요.”

 

이념과 종교가 다르고, 공감능력이 달라도 그들이 살아 있다는 것이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내 가슴에 벅찬 감사가 넘치는지요 ! 즐겁게 뛰노는 아이를 덥썩 안아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졌습니다.

 

고후1:5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슬픈 자와 함께 가슴을 치며 울었던 저에게 보상으로 주시는 넘치는 위로였습니다. 예슈아께서도 사람들을 이렇게 사랑스럽게 고마워하며 바라보셨을까요 ? 그래서 그들의 생명을 살리고 싶어서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가셨던 것일까요 ?

 

요일4:9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세상은 절망을 주는 데 살아 있는 이들이 내게 또 다시 희망의 손짓을 합니다. 그 희망이 또 다시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그 희망을 바라봅니다.

실종자구조와 사망자 수색이 끝난 뒤에 살아있는 자들이 타당하고 지혜롭게 조목조목 책임을 묻고 처벌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실했던 모든 영역에 대해 제대로 세워갈 것입니다. 의혹들도 파헤치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세월호 사망자 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내가 어찌 위로를 보낼 수 있을까요 ? 낼 힘도 없는데 어찌 계속 힘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저는 더 이상 아들을 잃은 지인에게 힘내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내 탓입니다. 저도 웁니다. 그러나 당신들이라도 살아 있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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