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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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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90:1-6, 13-17
주님은 대대로 우리의 거처이셨습니다. 산들이 생기기 전에, 땅과 세계가 생기기 전에,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님은 하나님이십니다.
주께서는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죽을 인생들아, 돌아가거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 앞에서는 천년도 지나간 어제와 같고, 밤의 한 순간과도 같습니다.
주께서 생명을 거두어 가시면, 인생은 한 순간의 꿈일 뿐, 아침에 돋는 한 포기의 풀과 같을 따름입니다. 아침에는 돋아나서 꽃을 피우다가도, 저녁에는 시들어서 말라 버립니다.
주님, 돌아와 주십시오. 언제까지입니까? 주의 종들을 위로해 주십시오. 우리가 평생토록 기뻐하고 즐거워하도록, 아침에는, 주의 사랑으로 만족하게 해주십시오.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가 재난을 경험한 햇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 주의 종들에게 주께서 하신 일을 드러내 주시고, 그 자손에게는 주의 영광을 나타내 주십시오. 주 우리 하나님,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틀림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의 손으로 하는 일이 틀림이 없게 하여 주십시오.
전반부에서는 하나님의 영원성과 인간의 유한성이 대조되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가련한 인간의 안타까운 기도제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 소원을 들어주신다 한들 인간의 유한함과 허무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될까 싶지 않습니다. 세상에 살면서 즐거운 일을 좀더 많이 누린다면, 또는 우리가 세상에 좀더 좋은 업적을 많이 남긴다면 허망함이 없어질까? 한 날 한 날을 정말 열심히 후회 없이 산다면, 그 하루하루가 천년의 무게를 지닌, 영원성을 갖게 될까?
저는 얼마 전 흥미로운 경험을 하였습니다. 도시계획에 의해 종산이 개발하게 되어 선대의 묘를 가까운 다른 산으로 모두 이장해야 하는 큰 일이 있었습니다. 이전의 무덤과는 다르게 작게 평장으로 하면서 모두 한 곳에 약 150여구의 묘를 옮기면서, 나도 언젠가는 이곳에 함께 눕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정확히 모르지만 흥분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 느낌은 연결감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시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요 8:58)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내가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나에게로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요 14:2-3) 예수님은 유한성에 갇혀 있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영원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을까?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르는 순간, 그는 이미 죽음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네가 믿지 않느냐?”(요 14:10) 당연히 일치의 하나됨의 신비는 영원을 획득합니다. 막사이사이 상을 받은 장기려 박사는 이북에 아내를 두고 남으로 내려와 평생을 혼자 사셨는데, 아내와 함께 있던 어느 날, 문득 사랑이란 영원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은 거리가 떨어져 있거나 죽음으로 나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랑을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내가 한 존재로서는 죽음과 유한에 갇혀 있지만 사랑의 연결성 속에서 나를 발견할 때, 나는 이미 영원에 들어와 있음을 압니다. 그것이 사랑의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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