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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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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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선행을 하고 나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혹시 섭섭한 마음이 들거나 괘씸한 마음이 든다면, 이것은 뭔가 대가를 바라는 심정이 숨어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세간에는, 꼭 되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축의금이나 부의금 같은 것이 있다. 이것을 떼 먹으면 큰 일이라도 나듯이 끼리끼리 주고 받으며 사는 세상살이가 아닌가.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은 보상할 처지가 못되는 이들을 초대해서 잔치를 베풀라는 뜻밖의 말씀을 하신다.
전혀 보상받을 건덕지조차 없는 이들에게 무상으로 베풀라는 뜻이다. 즉 기꺼이 후원자가 되라는 뜻이다. 그러나 후원회원이라면 적어도 이름은 남게 된다. 이름마저 숨기는 익명의 봉헌자가 된다면 더 가치로울 것이다.
반면에 어떤 이는 주고 받는데 대한 계산력이 너무도 투철하여 즉석에서나 직후에 되갚는 수가 있다. 이런 때 자칫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몹시 건드리는 경우가 되고 만다. 오히려 고맙게 받아두는 것보다도 훨씬 못한 결과가 되고 만다. 선물을 준 사람의 호의를 여지없이 무시한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경험이 두어번 있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가 오히려 소원해져 버린 경우가 되고 말았다.
누군가의 선행이 상대방에게 기쁨이 되었을 때, 그것을 보는 본인의 행복감,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자연스런 보상이랴.
이것은 세상 모든 부모의 심정이고, 나아가 우리의 하느님 아버지의 심정이 아닐까.
하느님과 나 사이는 되갚을 필요가 없는 관계다.
하느님은 무조건 베풀기를 좋아하는 분이다.
그래서 그분은 당신의 베풂에 대해 마냥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느님은 사랑 자체이시기에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주기 만을 좋아하신다.
인생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무상으로 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영생이라는 구원의 선물을 또한 무상으로 주셨다. 아낌없이 다 내어주신 하느님이야말로 보상받을 처지가 없는 이들에게 무상의 보물을 주신 분이다. 이런 하느님을 닮기 위해서 주는 데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나부터도 얼마나 베푸는데 인색한 자신도 놀랄 지경이다. 자주 느끼는 배신감을 무시할 수 없는 나를 보기 때문이다.
"내가 저에게 어떻게 해 주었는데, 네가 그럴 수 있나?" 하는 원망과 실망 비슷한 감정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뭔가 보상받을 기대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스스로 나팔만 불지 않았어도 좋으련만..... 채워지지 않는 기대감 때문에 허다한 악감정조차 유발하지 않는가.
'원수는 돌에 새기고,은혜는 물에 새긴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겨야 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
내가 베푼 것이 있다면, 물에 씻듯 즉시 잊어 버려야 한다. 또 내가 받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돌에 새기듯 잊지 말아야 한다.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베푼 것이 곧 당신에게 베푼 것이라고 하신 주님,
참으로 기대하지 않고, 바라지 않고, 생색내지 않고,
어려운 이들을 향하여
내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베풀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소서.
감사하지도 않고 당연하게, 무례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에게도
조건없이 베풀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주님, 당신은 언제나 버림받은 자, 소외된 자를 찾아 다니시고
그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기울이셨지요.
말로라도 감사의 표시를 해주기를 은근히 기대하지 말게 해 주시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씀하신 주님을 본받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조건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랑의 사도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하늘나라에 보화를 마련하는 작은 자의 은총을 허락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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