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1:16

대림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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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정철 요한 신부 kenosis1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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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독서의 말씀만을 묵상합니다. 그중에서도 1테살 5,18절만 나누고자 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저는 어리석게도 '감사'야말로 삶의 근본태도여야 함을 나이 40이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설사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생은 근본적으로 감사함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신앙을 모르더라도 모든 것이 주어진 것이고 나는 끊임없이 나의 존재, 생명, 몸, 숨결 하나, 그 모든 관계 등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이로움과 당연함
먼저 모든 것이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두 가지 태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경이로움, 놀라움으로 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 마음은 나의 고정된 생각, 관습적인 바라봄으로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감사할 것도 없습니다. 나의 살아있음, 수많은 관계, 주어진 모든 것이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것으로 여기고 맙니다. 삶은 생기를 잃고 회색빛으로 머물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때, 아무리 사소한 것도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내가 존재하고 살아서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경이롭습니다. 놀라워할 줄 알 때 삶은 매 순간이 기적이 됩니다. 삶은 매 순간이 경이로움이고 신비입니다.

경이로움으로 볼 때 우리는 삶에 주어진 모든 것이,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그것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그냥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선물로서 깨닫게 됩니다. 삶의 모든 주어진 존재, 일, 상황, 사건 등이 하나의 선물임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거저 받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것은 이미 받은 것을 가공하고 변형하고 조합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가공하고 변형하고 조합하는 그 능력도 나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선물입니다. 신앙의 언어로는 은총입니다. 주어진 이 모든 은총을 놀라워하면서 지성으로 그것을 선물로 알고, 의지로 나에게 주어진 선물임을 인정하고, 감성으로 기쁨에 가득 차서 그 선물을 음미할 때 우리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회색빛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충만한 삶이 될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 속에서 창조되었고 축복과 함께 "보시니 참 좋더라" 말씀하심으로써 주어진 모든 것의 선함과 아름다움을 긍정해 주셨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그리고 받아들여진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눈으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우리가 받은 용서,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과 딸이 되는 세례, 지극한 십자가의 사랑, 고귀한 성체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은총을 묵상해 보면 우리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오직 감사와 찬양으로 가득하고 그 삶은 충만한 기쁨으로 넘칠 것입니다.

삶의 모든 것을 끌어안으며
"가장 깊은 의미에서 감사란 삶을 고맙게 받아야 할 선물로 산다는 뜻이다. 진정한 감사는 좋은 것과 나쁜 것, 기쁜 일과 아픈 일, 거룩한 부분과 거룩하지 않은 부분을 가리지 않고 삶 전체를 끌어안는다. 우리가 삶 전체를 끌어안는 까닭은 모든 사건 한복판에서 하느님의 생명과 하느님의 현존을 맛보기 때문이다." 헨리 나우웬, [춤추시는 하느님] 중에서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사도행전 17:28) 우리 인생은 하느님이라는 은총 자체 속에서 매 순간을 살고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그러기에 삶의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까지도, 평화뿐만 아니라 고통까지도, 사랑뿐만 아니라 원망까지도 하느님 안에서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인생의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영광에 이르는데 고통을 겪으셨고 그 고통이 무한한 사랑과 은총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 줍니다. 인생의 모든 일에 하느님의 현존이 깃들어있고 우리는 놀라운 눈으로 은총을 깨닫게 되고 감사하게 됩니다.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말합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인식함이다. 그분은 우리에게 주셨다. 그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신 것이다. 우리가 들이쉬는 모든 호흡이 그분 사랑의 선물이며, 우리 존재의 모든 순간이 은총이다. 우리의 존재는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사하는 마음은 그 무엇도 당연히 여기지 않으며, 무응답일 때가 결코 없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경이에 눈뜨고 하느님의 선하심을 찬미한다. 감사하는 사람은 하느님이 선하심을 풍문이 아니라 체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사실이 모든 것을 다르게 만든다." -토마스 머튼, [고독속의 명상] 중에서

예수님의 탄생으로 인류는 가장 놀라운 은총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경이로움으로 성탄을 기다린다면 우리는 그 놀라움으로 말을 잊고 침묵 속에 그저 감사할 것입니다. 침묵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은 또한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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