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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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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마태 18,21-35)에서 “그대들이 교우를 진심으로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도 그대들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입니다”라는 말씀이 와 닿습니다.
우리는 우리와 같지 않은 사람을 받아들이기 힘들고, 우리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상대방을 싫어하는 마음은 금방 미운 마음으로 자라고, 갈수록 까닭없는 증오와 분노가 되어 자라나 상대방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 상대방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끝없이 자라기도 합니다.
제가 일반 대학을 다녔을 때 일입니다. 가톨릭 학생회 회장을 하면서 제 마음 속에서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자꾸 생겨나서 괴로움이 커졌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임에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 무엇을 부탁했는데 잘 안해 오는 학생들 등 내 뜻에 잘 따라 주지 않는 학생들이 미워지고, 그 숫자가 점차 많아졌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어둡고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책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상대방의 가정 환경과 성장 과장을 알지 못한다면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저는 그날부터 결심을 했습니다. "오늘부터 나와 같이 활동하는 회원들의 집을 방문하자. 자매들 집은 놀러 가고, 형제들 집은 하룻밤 같이 자보자.”대학 다닐 때 날이면 날마다 술을 마셨는데, 술 취한 김에 형제들에게 집에서 잠을 재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집에 가서 밤 늦게 둘이서 같이 소주 한 잔 마시고, 마음 깊이 얘기를 할 수 있었고, 아침에는 가족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서 그 형제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형제는 부모님이 두 분 다 어릴 때 돌아가셨고, 어떤 형제는 어머니가 뇌종양에 걸리셨고, 어떤 형제는 아버지가 실직을 하셔서 자기가 등록금을 벌어야 했고, 어떤 형제는 집은 가난하고 식구는 많아서 거실에서 잠을 자야 했습니다. 이러한 모든 사정을 하고 나니 제 마음에 있던 미움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 마음에 있는 미움도 신비롭게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운 사람이 생기면 기도합니다. 미워하지 않도록, 사랑할 수 있게 해주시라고 기도합니다. 나아가서 그 사람을 축복해주시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기도와 함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희생입니다. 우리가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 사람을 깊이 알 수 있도록 수고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미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뿌리째 뽑힐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 사람을 이해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자랍니다. 이것이 기적입니다.
기적을 체험하는 은혜로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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