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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마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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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현존에 동의하기

국제관상지원단 소식지 27권 2호(2011년 6월), 토마스 키팅/이청준 옮김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대한 동의의 상징으로 거룩한 단어를 사용하는 향심 기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거룩한 단어를 사용한 것은 대부분의 피정자들이 성경이나 전례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룩한 단어의 사용을 자신들의 문화적 배경과 종교 훈련에 적합하다고 느낄 것 같았다. 후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향심 기도를 본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소개했지만, 사람에 따라 더 끌릴 수 있는 숨결이나 응시 등의 다른 상징들을 이용했다. 거룩한 숨결을 상징으로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련이 성장하면 숨결을 상징으로 택하는 경향도 있었다. 성경에서 ‘영spirit’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이 ‘숨’이며, 그것은 항상 현존하는 생명의 상징이다. 그저 ‘숨’을 주시한다는 것은 매우 부드럽고 섬세한 수련이며 수련하는 도중에 거의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그것은 숨결을 신체적으로 따라가거나 호흡을 헤아리는 동양의 주의 집중적 수련이 아니다. 결국은 향심 기도의 최고의 체험인 완전한 자기 승복에까지 성장하면 자신이 어떤 상징을 선택했든 그 상징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향심 기도 수련의 핵심은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6장 6절에서 다음과 같이 권고하신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이 말씀은 일상적 자의식에서부터 숨으라는 부르심 같다. 어쨌든 개념적 내용을 담지 않은 기도를 할 때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관상은 인간 본성의 타고난 능력이며,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이미 그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물론 우리가 순수한 관상을 얻으려 애쓴다고 해서 그것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노력은 또 하나의 자아도취일 뿐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저 긴장을 풀고, 아무 것도 하지 마라. 그러면 저절로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때에 다양한 기회에 우리의 심령에 활동하신다. 성령께서는 온갖 방법으로 우리의 저항을 약화시키시는데, 그 방법들 가운데 내적 정화가 가장 명백하다.

아무런 생각도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하느님의 현존이 믿음의 눈에는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기에 우리가 특정 순간에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향심 기도에서 우리는 어떠한 것도 일부러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느님에 대한 느낌이나 하느님 부재감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긴장을 풀고 마치 지나다니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그 생각들과 평화롭게 있으면 된다. 하느님께서는 완전한 침묵 안에 계시는 만큼 생각들 안에도 계신다.

외적 침묵은 내적 침묵으로 인도하고, 내적 침묵은 내적 대화를 놓아버리게 한다. 그 다음에는 하느님의 현존에 대해서 언제나 깨어있으면서도 평정감을 유지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하는 즉시 이해로부터 초연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하느님 현존의 섬세함에 발맞출 수 있다. 어떤 상태에 있든지 그저 존재하는 대신에 우리가 이해한 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느낌에 주목하면, 오히려 혼란을 일으켜 신적 빛이 우리 존재의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신비가들은 깨어남과 깨어있음에 대해서 말한다. 숨어서 드리는 기도는 가사假死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특정한 인식을 무시하고, 있는 그대로의 하느님 현존에 승복하는 지속적 태도다. 이런 관점에서 하느님의 부재 또한 하느님이시다.    -끝

 

* 추신 _ 위의 글은 2013년 상반기 10호에 실린 글입니다. 한국관상지원단에서는 향심 기도를 하는 회원님들과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묵상하고자 2013년에 상반기10호에 실린 토마스 키팅 신부님의 글들을 5월 성모 성월을 지내면서 연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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