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0:50

연중 제1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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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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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면서,내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은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참여, 협조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좋은 일에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참여 시키고, 이렇게 함으로 "나"를 성장시키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은혜롭게 해서 사랑의 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하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창조의지와 사랑의 표현이며, 이 과정에서 하느님은 무한히 인내하시고

자비하심으로 나의 응답을 기다리십니다.

"주님께서, 받은 것"을 나눈다는 것 . 이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내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것을 관리차원에서 주님께로 돌려 드린다는 것, 행여라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 원칙을 지키는 데에 항구하고 자유로워야 하겠다.

이때에 나도 마리아의 노래 한 부분을 기뻐하면서 부를 수 있겠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로 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루까1.47-48)

내가 주님께서 쓰시는데 편리한 도구로 성장하고, 성숙한 그릇이 되는 것이 내 삶의

유일한 목표인 것 같다. 주 성령께서 하시고자 하는 뜻을 민감하게 알고 분별하여

지혜롭고 능력이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하겠다.

여기에서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이 사제의 삶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것을 위해서 주님은 성령을 부어 주시고 성령의 갖은 은사를 주신 것이라 믿어진다.

91년 귀국해서 첫 번째 성 목요일 최후의 만찬 저녁미사 중에 있었던 은총은

내게 사목생활의 큰 전환점을 가져왔고 섬긴다는 것이 사제 생활의 핵심임을

마음으로 새롭게 다짐하고 그것(봉사가)이 권리인 것도 알게 되었다.

미사 중의 세족례의 예절 중에 첫 번째 교우의 발을 씻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두 번째 분의 발을 씻을 때는 자세를 끓어서 발가락 사이까지 소리가 나게

씻어 주는데 온몸에 전율이 흐르면서 "이렇게 교우들의 아프고, 더러운 곳을

치유하고 정화시키면서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이 가슴에 와서 꼽히었다.

그래서 더 밝고 기분 좋은 몸짓으로 세 번째, 네 번째...그래서 열 두 분의 발을

소중한 보물처럼 만지고 씻어 주었다.

아주 흐뭇한 마음으로 서로 인사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헌금을 하고 상기된 모습으로 성찬의 전례를 드렸고 영성체를 해 드리고 사제관에

가서 한숨 돌리려고 하는데 그 분들이 다 왔다.

너무나 반가워서 "오늘 미사 후에는 성 토요일까지 침묵을 지켜야 하지만, 우리는

이대로 헤어질 수 없으니 자갈치 시장에 있는 등대 횟집에 조용히 가계시면 나도

사복차림하고 가겠습니다."

그곳에서 맛있는 회와 소주를 곁들여서 먹고 "오늘은 나에게도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돈을 지불하게 해 주세요." 마지못해 민망한 모습으로 허락했다.

집에 돌아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니 "오늘 같은 날들이 계속된다면,

즉 물질적, 영적 음식을 겸손히 나눌 수 있다면 내 사제생활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생활이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지속되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나의 사제생활 50년의 주님이 주신 은총을 나누고 봉사하기 위하여 "신앙의 신비여"

란 저의 저서를 일독하기로 권고하면서 한 달간의 묵상을 오늘부로 마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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