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3:21

연중 제1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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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주희 목사 rising2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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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외에는 알지 않기를
(고린도전서2:1-5)

제가 신학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은 주의 종으로 일하라는 부르심이 있었지만, 또한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더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교회에서 설교를 듣고, 성경을 읽는 것만으로는 내 안의 갈증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가니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면서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저는 마치 가문 땅에 지식의 단비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더 잘 알기 위해서 더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자왈,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이것이 저의 심정이었습니다.

이러던 제가 지식탐구의 열을 식히기 시작한 것은 영성에 대한 갈망이 저를 강력하게 이끌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영성은 지식을 쌓는다고 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되어지는 삶을 통해 형성됩니다. 그래서 그것은 기도이고 수련이고, 삶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제게 많은 좌절과 난관을 주었습니다.

토마스 퀴팅 신부님이 말씀하셨던 너덜너덜 찢어진 더러운 걸레 같은 이가 바로 자신이었기에 저는 가슴을 치며, 머리칼을 뜯으며 회개를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요엘2:13 옷만 찢지 말고 심장[kjv: heart(마음)]을 찢고 너희 하느님 야훼께 돌아 오라. 주는 가엾은 모습을 그냥 보지 못하시고 좀처럼 노여워하지도 않으신다.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벌하시다가도 쉬이 뉘우치신다.

마음을 찢고도 제가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사랑의 말씀과 하나님을 향한 타는 듯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오, 사랑하올 나의 주님 !

너무나 존귀하고 인자한 그 분이 저를 가엾게 여겼기에 저는 죽지 않고 살 수 있었습니다.

어제 향심기도 후에 고린도전서2:1-5절을 <Lectio Divina> 했습니다.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나는 유식한 말이나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 약하였고 두려워서 몹시 떨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공부하였던 박식했던 사도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말씀에 저는 또 다시 가슴을 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위 공부하고, 수련한 경험들이 또 다른 장식들이 되어서, 저의 설교와 가르침은 지식과 철학이 동원되어 사도 바울이 피하려고 했던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인간의 지혜로 수단을 사용하려고 하였습니다.

오 ! 사랑하올 나의 주님, 어리석은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제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에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사도 바울에게 주신 이 은혜를 저에게도 허락하소서.

영성의 길은 끝없는 등반과 같습니다. 산봉우리에서 기쁨을 맛본 것도 잠시 또 다시 깊은 계곡을 지나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숨이 차서 헉헉 거리며 좌절하기도 하는 길입니다. 특히 별빛조차 보이지 않는 때는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주님의 빛도 보이지 않아서 이제 나는 혼자인가 ? 하고 여길 정도로 깊은 절망이 올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볼 것입니다. 사랑하올 그 분이 우리의 죄를 위해 당하신 깊은 절망과 고난을 되새기며 다시 한 걸음 내딛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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