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4017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올해 제 나이가 쉰둘인데, 우리나라 남자 평균나이가 77.2세니까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새파랗게 젊은 나이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젊게 생각하고 있듯이 저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 평소 운동하러 다니는 헬스장 트레이너가 저보고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좀 충격을 받았는데, 아마도 그런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나이라고 요즘에는 젊음에 관한 얘기보다 늙음에 관한 얘기가 더 많이 들려옵니다. 이를테면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같은 얘기들이죠.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멋진 말이다 싶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나이가 들면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가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들어가는 나이에 비례해서 지혜가 깊어진다면야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문제지요. 이제 곧 일흔이 되는 저희 큰누나만 봐도 예전보다 잔소리가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저도 그 나이가 되면 큰누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은퇴한 사제가 지혜가 깃들인 말씀은 고사하고 쓸데없는 잔소리만 늘어놓는다면, 아이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에게 묻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시길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첫째가는 계명은 목숨과 정신 그리고 힘을 다하여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만,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에 버금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지킬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죄악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되새겨본다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이 말에 빗대어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그리스도 신자의 삶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입은 닫고 귀를 열어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라.”

어머님을 생각하는 계절,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가만히 앉아 입을 닫고 귀를 열어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성령 강림의 신비를 체험하는 향심기도 new 2024.05.20 0 이준용 신부
공지 신성화되는 은총을 체험하는 향심기도! 2024.05.12 6 이준용 신부
공지 성령과 함께하는 기도인 향심기도 2024.05.12 3 이준용 신부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9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738 연중 제18주일 2013.03.15 3074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737 연중 제14주일(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2013.03.15 3755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736 연중 제15주일 2013.03.15 3512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735 연중 제16주일 2013.03.15 3463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734 연중 제20주일 2013.03.15 3488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33 연중 제21주일 2013.03.15 3880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32 연중 제5주일 2013.03.15 3557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31 주님 공현 대축일 2013.03.15 3598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30 주님 세례 축일 2013.03.15 3702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9 연중 제7주일 2013.03.15 3583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8 연중 제18주일 2013.03.15 3615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7 연중 제2주일 2013.03.15 3655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6 사순 제1주일 2013.03.15 3556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5 연중 제19주일 2013.03.15 3446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4 연중 제3주일 2013.03.15 3707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3 연중 제20주일 2014.08.16 1642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2 연중 제18주일 2014.08.03 1645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1 연중 제19주일 2014.08.09 1756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wangfrancis@naver.com>
720 연중 제21주일 2014.08.22 1590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wangfrancis@naver.com>
719 연중 제22주일 2014.08.30 1668 왕영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wangfrancis@naver.com>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