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8:43

연중 제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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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건종 목사 salllee@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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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0:17-31 부자 젊은이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그에게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내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는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나님 한 분 밖에는 선한 분이 없다. 너는 계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살인하지 말아라, 간음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거짓으로 증언하지 말아라, 속여서 빼앗지 말아라, 네 부모를 공경하여라’ 하지 않았느냐?” 그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나는 이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눈여겨보시고, 사랑스럽게 여기셨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을 짓고, 근심하면서 떠나갔다. 그에게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둘러보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산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참으로 어렵다.” 제자들은 그의 말씀에 놀랐다.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은 더욱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겠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을 눈여겨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나, 하나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베드로가 예수께 말씀드렸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라왔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세상에서는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은 더욱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겠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을 눈여겨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나, 하나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오늘의 말씀은 특별히 그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을 흔들고 깨워 거룩한 삶으로 초청했던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 어떤 양날칼보다도 더 날카로운”(히 4:12)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 앞에서 부자 젊은이처럼 “울상을 짓고 근심하면서 떠나간” 사람들 역시 많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 말씀 앞에서 근심하는 사람들 편에서 이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그러한 사람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과감하게 결단할 용기 있는 사람이 못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이라기 보다는 깊게 채워지지 않은 자신의 욕구와 해결되지 않은 자기 문제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사람들은 저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라는 말에 절망하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말씀, “사람에게는 불가능하나, 하나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라는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저는 이번 가을에 자연의 변화를 통해서 작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얼마 전 피정 중에 산책을 하다가 밤나무 밑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밤송이들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의 밤송이는 열십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었고, 그 속에 꽉 찬 알밤이 탐스럽게 들어 있었습니다. 그 모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밤송이를 주으려고 하였더니 밤 가시가 얼마나 날카롭던지 주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돌아오면서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밤을 가시로 감추고 있던 모양은 그 동안 많이 보아온 것인데, 오늘은 왜 그 가시껍질이 열십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것인가? 그 동안 제가 익히 보아왔던 밤은 무서운 가시껍질로 단단하게 싸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해서 그 다음 날 다시 그 산책길을 걸어가 보았습니다. 어제 보았던 밤송이만이 아니라 많은 밤송이들이 보기 좋게 가운데 열십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꽉 찬 밤알이 소복하게 들어차 있었습니다. 저는 밤은 작대기로 나무를 쳐서 떨어뜨린 다음 구두발로 밟아서 가시껍질을 까서 밤을 줍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밤이 저절로 저렇게 가시껍질을 열어젖히고 탐스런 알밤을 내어주다니, 이것이 자연의 변화이고, 이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밤송이와 같았던 지난 날의 내 모습이 떠올랐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여러 사람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언젠가 밤송이처럼 속이 꽉 차오르면 저절로 두꺼운 자신의 껍질을 벗고 모두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것이라는 것, 우리가 할 것은 그 곁에 믿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라는 것, 하나님이 선하신 것처럼 우리의 본성 또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기에 거룩한 모습으로 모두가 성장하고, 변화하여 갈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낙타도 변할 것이고, 바늘도 변할 것입니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는 첫째가 됩니다. 모든 일이 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변화합니다. 변화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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