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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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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인류의 등불

" 종교는 인간을 다듬는 근본이다" 라고 한 인류애의 참교육자 페스탈로치는 '은자의 황혼'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하느님은 인류의 아버지시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자녀에게는 죽음이 없다. 인류의 순수한 마음 속에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이 깃들어 있다. 단순하고 소박하고 그리고 감사와 사랑에 대한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 이것이 신앙의 원천이다."


신앙인의 생활 태도는 무엇보다도 감사와 평화, 그리고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아니겠는가. 인정을 베푸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언젠가 만난 택시 기사의 기억은 지금도 훈훈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급한 용무로 초조하게 길가에 서성이고 있는데 건너편에 가던 차를 돌려서 내 앞에 서더니, "안녕하세요? 바쁘신 것 같아서요" 하면서 문을 열어 주지 않는가. 내릴 때는 "좋은 하루 되세요" 라는 인사까지 미소에 담아서.......


덕분에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짧은 만남 속의 긴 여운, 그 안에 솟구치는 잔잔한 감동, 이런 것이 신앙이 아니겠는가.


순수한 인간 감정의 발로, 그리하여 만나는 모든 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고아들의 아버지로 일생을 마친 페스탈로치의 묘비명 말미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고 한다.


인간, 그리스도, 시인, 모든 것을 남에게 바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 축복이 있을지어다. 그의 이름에 축복이 있을지어다"


연탄재 함부로 버리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더냐? 라고 쓴 어떤 시인은 삶이란 '자신을 산산이 으깨는 일" 이라고 하였다. 삶은 '사름'의 준말이고 '사름'은 '사르다'의 명사형이다. 그러니까 삶은 곧' 사르는 일' 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마지막에 한줌의 재로 남는가 보다. 잘 산다는 것은 잘 살라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얼마 전, 일간지에서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한 이들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잘 먹지도, 잘 쓰지도, 잘 입지도 못하고 일평생 알뜰살뜰 모은 돈을 좋은 일에 사용하고 싶어 기부하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존경스러웠다.


돼지의 푸념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왜 자신은 항상 소만 못하냐고, 똑같이 자기 살코기를 사람들에게 주건만 돼지보다는 소에 대한 가치를 더 두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아마도 하나는 살아서 주고 하나는 죽어서 주는 차이가 아닐까. 소는 살아 있을 때 우유와 밭갈이와 소달구지 등, 요긴한 일을 다하는 반면, 돼지는 생명이 있는 동안 줄곧 먹기만 할 뿐, 아무 것도 안 한다는 것이다.


빈자들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자리에서, 상금으로 죽어가는 사람 한명이라도 더 구제하고 싶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 말년에 당신이 몇 번이나 병원 신세를 지며 사경을 헤맬 때, "왜 이렇게 나를 살리려고 애쓰느냐? 지금 이 순간도 아무 돌보는 이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아주지"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쉴새 없이 데려다 씻겨주고 닦아주는 걸 보고 "이왕 죽을텐데 왜 그 고생을 하느냐" 고 물었을 때, 수녀님은 ":마지막 순간이지만 인간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떠나게 할 뿐" 이라고 한 말은 심금을 울린다.


돼지처럼 자신만을 위해 안일하게 산 사람과 타인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산 사람, 그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만을 위해 산 사람은 그이름이 쉽게 잊혀지고 말지만, 나눔과 봉사에 헌신한 사람의 이름은 오래도록 인류의 가슴 속에 등불이 된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오늘도 보잘 것 없는 한사람에게 한 일이 곧 주님께 하는 일임을 실천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축복이 있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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