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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가 태동하던 시기에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여러 가지 종교운동들이 성행하고 있었다. 그 중 한가지 대표적인 예로 세례자 요한의 침례운동을 들 수 있다. 율법과 정결례의 까다로운 조항들을 무시하고 세례만 받으면 누구나 하느님의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던 세례자 요한의 외침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예수님 역시 갈릴래아 나자렛을 떠나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 오셨다. 예수님이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러나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이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의 걸림돌이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왜 굳이 세례를 받으셔야만 했을까?' 세례자 요한보다 예수님은 월등하게 높으신 분이고 하느님의 아들이신데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는 의식이 필수적이었을까?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 떠돌던 이러한 물음들이 오늘 복음의 배경을 이룬다.
교회 전승 안에서 예수님은 무죄하신 분임이 고백되어 왔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받으신 세례는 무슨 의미인가? 이에 대한 신학자들은 나름대로 많은 답변들을 제시하였다. 예수님의 세례는 우리의 죄를 사해 주는 속죄의 죽음을 예시한다고 해석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의를 실행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죄인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그러한 성육신의 시작이 세례를 통해 알려진다는 것이다. 혹은 구원사의 틀 안에서 세례를 해석하기도 하였다. 아담이 죄를 지음으로써 하늘이 닫혔는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 하늘이 우리에게 다시 열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비록 많은 사람들이 세례 의식 과정을 거쳤지만, 예수님만이 유일하게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을 받았다. 예수님이 세례 받는 일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다. 하느님의 원하시는 일이란 바로 '하느님의 의'를 말한다. 여기서 '하느님의 의'는 구약의 율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기 보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다는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수님의 세례 역시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예수님과 예수님께 순종하는 세례자 요한의 행동이 돋보인다. 요한은 예수님께 세례를 청하는 입장이면서도 예수님이 하자시는 대로 하였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던 초기 그리스도교 신앙인의 관점에서 복음 말씀을 이해해 볼 때,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가 전달된다.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개념은 단지 하늘로부터 신비스럽게 계시되었다는 뜻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신 분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복음의 다음 장면에서 이어지는 유혹 사화에서도 그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잘 드러난다.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는 일은 이 세상의 유혹에 직면하는 일이며, 인간의 내면과 외면에 존재하는 악으로 부추기는 세력들과 맞붙어 싸우는 일이다. 하느님께 순종하면서 겸손한 태도로 일관되게 살았던 예수님을 마태오는 세례 이야기 안에서 이처럼 그려준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하느님의 선포는 예수님이 독특하게 보여주었던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확언하는 구절이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세례 이야기, 약자와 가난한 자와 함께 하신 공생활, 그리고 십자가상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그려진다.
주님 세례 축일을 맞이하면서 과연 오늘 우리도 인간적인 뜻에 복종하기 보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다.
- <뜻으로 본 복음> 중, 강영옥의 글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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