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9:10

사순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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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공회 변승철 요한 신부 yule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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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랑

 

사람은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영혼의 문이 열린다. 영혼이 맑고 투명해져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소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이 얼마나 돌봄 받아 왔는지를 산 정상에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맨 밑바닥에서 깨닫는 것이다.

 

오늘 돌아온 탕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알거지가 되서야 자신이 아버지의 집에서 누리던 축복을 깨달았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굶주림에 지친 신세가 됐지만 자신이 의지할 곳과 돌아갈 곳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깨지고 무너진 사람이었지만 참으로 고귀한 아들로 돌아온 것이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본 아버지의 마음에 온통 측은한 마음으로 가득차있다. 아버지는 돌아오는 아들이 너무나 반가와 그 자리에서 기다릴 수가 없어서 달려가 아들을 맞이한다. 아버지의 마음에 자식을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다. 오히려 고생하고 돌아온 아들의 모습이 안스러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참 잘 왔다 하며 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도 기뻐하며 감격해한다.

 

아들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는 아버지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아버지의 품에서 비로소 진정한 안식을 찾은 것이다. 누군가 우리의 잘못을 들추지 않고 말없이 덮어주고 감싸준다고 느낄 때, 우리는 말할 수 없는 위안과 안정을 누리게 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돌아온 둘째 아들은 비록 자신의 인생이 어리석은 방종 때문에 쓰라린 아픔을 겪었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가장 좋은 옷을 입혀주시고 가락지를 끼워주시고 신발을 신겨주시는 아버지 품에서 그는 비로소 진정한 안식을 발견하는 것이다.

 

나의 존재가 기본 토대가 굳건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많은 부분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걸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나의 깊은 정체성은 세상의 조건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조건은 시시각각으로 변해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그것이 그렇게 믿을만한 것이 못됨을 잘 알게 된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의 변함없는 아버지이시다. 그분은 우리가 약하고 어리석을 지라도 변함없이 우리를 받아주시고 품에 안아주시는 분이시다.

사순절 우리는 시련과 아픔 속에서 걸어가지만 우리를 기다리시고 우리의 전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는 분의 품에 안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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