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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홍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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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이런 우스개 이야기를 합니다. 다섯 손가락이 제각기 자기 자랑을 했는데 먼저 엄지손가락이 말하기를 “무엇이 제일이라고 표시할 때, 내 주인은 항상 나를 내세운다.”고 자랑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둘째 인지손가락이 말하기를 “내 주인은 무엇을 가리키거나 무슨 일을 지시, 명령할 때는 나를 쓴단다.”라고 뻐기었습니다. 그러자 가운데 손가락이 말하기를 “뭐니 뭐니 해도 내가 너희들보다 키가 더 커.”하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 약지손가락이 말하기를 “나는 너희가 갖지 못하는 금가락지, 은가락지, 다이야 5부 반지 등을 낄 수 있지.”라고 했습니다. 다른 손가락들의 말을 다 듣고 난 새끼손가락이 자기가 자랑할 말을 생각해보니 자랑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는 키도 큰 것도 아니고, 금가락지를 끼는 것도 아니고, 넘버원이라고 자기를 가리키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꼴찌라고 말할 때 자기를 지칭하니 더 자랑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할 말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손가락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이 다 자기 잘났다고 자랑하지만, 내가 없으면 너희들은 다 병신 손가락이야!”라고 말하더랍니다.
이 얘기는 다섯 손가락이 제각기 자기가 잘 났다고 하지만 서로의 존재의 고귀함과 다양성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병신으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김새는 다르지만 서로의 고귀함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누구에게나 하느님은 그 사람 안에 계시고(고린토 전서 3장 16절), 그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이며, 성령이 계신 성전이기 때문입니다(고린토 전서 6장 19절). 그러기에 우리는 향심기도와 향심기도 사이의 걷기기도를 시작할 때 맞은편 형제 안에 계신 주님을 향하여 깊은 절을 하고 걷기를 합니다.
형제의 고귀함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둘째 이유는 하느님은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다(고린토 전서 12.7)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람마다 다 특색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재주는 없지만 손재주가 있고, 어떤 사람은 행동은 민첩하지 못하지만 생각이 깊고 사리가 밝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무엇을 못한다고 해서, 혹은 나와 같지 않다고 그들을 멀리하거나 도외시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으로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내는 사랑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고린토 전서 13장 7절).
그러기에 우리는 이 사회 안에서 가난한 사람, 부자, 무식자, 지식인, 노인, 젊은이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의 고귀함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모두가 하나 되어 참된 교회와 사회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만일 부자가 가난한자를 외면하고 지식인이 무식한 자를 배척하고, 젊은이가 노인을 무시하고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 때 그것은 교회 안에 분열을 조장하여, 시장 바닥처럼 오합지졸의 교회, 혹은 파벌 교회를 만들 것입니다. 또한 사회의 경우는 전체주의, 또는 독재주의가 만들어져 그 사회는 병든 사회로 전락할 것입니다.

- 정하상바오로 영성관, 김기홍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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