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0:12

사순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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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fxaveri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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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 여인과의 만남-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의 한 우물가에 앉으셨습니다. ‘인간 조건(Human Condition)’을 받아들이시어, 인간의 나약함 한 가운데서 숨 쉬고 계신 예수님이십니다. 인성을 지니신 하느님이십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으러 왔을 때, 예수님께서는 목을 축이시려고 그 여인에게 물을 청했습니다. “마실 물 좀 주시겠소?” 유다인들은 사마리아 여인들이 불경스럽다고 여겼기에, 그들이 사용한 그릇으로 물을 마시는 것을 금기시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모든 문화적 제약에서 자유로우신 분, ‘신화적 집단의식 수준’에서 자유로운 분이셨기에 사마리아 여인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물을 청했습니다. 그 여인은 결혼 생활에 다섯 번의 실패 경험이 있고, 지금도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아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펼치십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면서 평소에 상종도 하지 않는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물을 청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당신이 나에게 청하고, 나는 당신에게 생명수를 주었을 것이오.” 사마리아 여인은 육적 차원에서 질문하고, 예수님께서는 영적 차원에서 대답하십니다.

여인은 영적 차원의 예수님 말씀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야곱의 우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면서 예수님의 신원을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시 영적 차원으로 대답하십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는 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물을 약속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이 말라 투덜거리며 하느님을 시험하였을 때, 하느님께서는 호렙의 바위에서 물을 터뜨려주십니다. “우리 조상들은 모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곧 그리스도이셨습니다.”(1코린 10, 4) “구원의 바위 앞에서 환성을 올립시다.”(화답송) “그들 가운데 어떤 자들이 주님을 시험한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를 시험하지 맙시다.”(1코린 10, 9)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므리바에서처럼, 마싸의 그날 광야에서처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나를 시험하였고,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았다.”(화답송. 시편 95)

예수님께서는 성경 말씀을 통해 그리고 성령을 통해 생명수를 제공해주십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이는 당신을 믿는 이들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요한 7, 37.39)

예수님께 마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여인이 유다인과 사마리아인들의 종교적 갈등, 예배와 관련한 갈등에 대한 질문을 하자 또다시 예수님께서는 지리적 · 공간적 차원을 넘어 영적 차원에서 답을 주십니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예수님과 여인과의 대화가 영적 차원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면서 여인은 비로소 메시아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메시아, 곧 그리스도이심을 드러내시고, 여인은 물동이를 내버려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파합니다. 사마리아 여인 안에서 치유와 변형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예수님을 환대하고 예수님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이 사순절에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묻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도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인간이 되어 예수님을 이웃에 전파합시다.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영적으로 결코 목마르지 않고 허기지지 않도록 말씀 식탁과 성찬 식탁에서 예수님을 먹고 마시도록 합시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날마다 복된 사순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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