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4 22:37

연중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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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창열 사도요한 신부 ocyjoh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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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의 혼인잔치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와 그의 제자들은 어느 날 카나 마을의 혼인잔치에 초대되어 갔습니다. 그런데 혼인잔치 도중에 술이 다 떨어졌다는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물을 질 좋은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이 기적이 깊은 의미를 갖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첫 번째 기적이 뒤이어 행하실 다른 모든 기적의 원형과 모델로서 본보기가 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기적(표징)은 그리스도 안에 감춰진 하느님의 영광을 명백하게 드러내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구원의 시대가 개막되고 이 세상에 가운데 하느님 구원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표징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그분이 약속된 메시아요 구세주이심을 드러내는 표징이므로 이 첫 번째 기적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 기적으로 인해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대한 신앙을 갖게 되고 그분과 함께 생사 고락할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기적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통해 신앙을 이끌어내고 더욱 심화시켜 나가는 이정표로 삼으시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나 행적을 보고 감동을 받은 사람들, 그분을 체험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분께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고, 마침내 그분이 보여주시는 이정표를 따라 신앙의 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에서 첫 번째 기적을 행하셨는데, 이 배경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구약성서에서는 야훼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를 ‘혼인’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호세 2,4 이하). 오늘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혼인 관계로 표현하고 있다. “너는 ‘내 마음에 드는 여인’이라, 너의 땅은 ‘혼인한 여인’이라 불리리니, 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리라.”
성서는 메시아 시대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대하여, 마치 신랑이 신부를 두고 기뻐하듯이 반기실 행복이 넘치고 구원이 완성될 시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 가운데 오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이해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오셨다. 사실 구원은 기쁨과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삶입니다. 무거운 짐을 가벼운 멍에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 구세주이신 주님이십니다. 그러한 징표로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기적들에 앞서 첫 번째 기적을 ‘혼인 잔치’가 벌어지는 장소에서 행하신 것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허망하고 허탈해서 ‘텅 빈 물독’ 같지만, 그럴수록 빈 물독에 생수를 끊임없이 길어 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물에서 포도주로, 포도주에서 성혈로 모든 변화의 활동을 점진적으로 새롭고 강하게 이루어 나가신 것처럼, 열심한 기도와 성사생활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변화와 쇄신의 삶도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는 우리 사회와 공동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은사)을 받았습니다. 성령께서 각 사람에게 부어주신 그 은총의 선물들은 우리 사회와 공동체를 위한 한결같은 맛을 낼 수 있는 포도주와 같은 삶으로써 풍부한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의 삶이 향기 그윽한 포도주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된다면 우리 사회와 공동체도 밝고 명랑하게 변화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포도주가 떨어진 삶’을 사는 것만큼 불행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말씀과 성체로써 가득 채워 주셨고, 계속해서 채워 주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그분처럼 성화의 삶을 살게 하려고 그렇게 채워 주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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