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4.11.01 12:17

위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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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호자 마지아 수녀 <jaho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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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계절이 왔다. 무성하던 잎이 자꾸만 떨어진다. 밟히기도 하며 썩기도 하여 잎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간다.

 

인생도 저물고 나면 나뭇잎처럼 흙으로 돌아가겠지.  낙엽 쌓인  오솔길을 걸으며 삶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겨 본다

 

. 이제  훌훌 옷을 벗은 빈 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가벼운 몸짓으로 두팔을 벌려 기도의 자세로 돌아간다.

 

이때가 바로 하느님을 만나는 때이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무성한 잎으로 가렸던 자신의 몸을 빈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오로지 침묵과 인내로 살을 에는 겨울 추위를 견디며 온갖 고통을 내면으로 삭여야만 한다.

 

겉으로는 소멸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살아 있다  또다른 생성을 위해... 

 

이때처럼 경건한 자태도 없다

 

.

  죽음은 삶의 완성, 곧 사랑의 완성이란 말이 있다.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수없이 뿌리고 가는 죄와 벌을 감내하며 영적, 육적 투쟁의 갈림길을 떠돌다가는

 

그나마 못다한 삶의 미련을  남긴 채,비로소 맞게 되는 죽음의 순간, 

 

 이때야말로 모든 것을 고스란히 놓아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기에  참으로 사랑의 완성이라 말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느님께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순간이 죽음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최대의 순명이며 겸허한 모습이다.

 

 말로는 하느님의 뜻대로 산다고 하지만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뭔가 불완전한 사랑이다.

 

자신을 송두리채 버리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뼈저린 고통일 수도 있고 아님 더없는 행복일 수도 있다.

 

  우도처럼 간절히, 그리고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길 때 천국도 쉽게 얻을 수 있으련마는...

..

 이제 위령성월이 시작되고 오늘은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의 날이다.

 

 죽은 이들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달을 설정한 교회 전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생전 바치지 못했던 선행이나 희생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기화를 놓지지 말아야 할 일이다

.

죽고 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살아 있을 때 바치는 보속과 사랑은 얼마나 값진 것이랴

 

  현세가 주는 위로를 찾아 낭비한 시간들이 참으로 아깝다.

 

 이제 온 마음을 기울여 내세를 앙망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 현세만을 위해 내세를 포기하는 어리석고 무지한 자가 되지 말고 하늘나라를 갈망하는 지혜로운 자가 되도록 하자

 

. 천국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이승의 그 어떤 소중한 것도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만 한다면....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지금도 끊임없이 말하고 바라는 것은 있다.

 

 자신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기도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애타게 소망하는 그 한가지 소원을 위해 산자들의 기도와 희생과 보속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일이다..

 

  하느님께 바치는 무수한 기도 중에 연옥 영혼을 위해 바치는 기도보다 더 필요하고 아름다운  기도는 없다고 한다

 

연옥 영혼들의 안식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는 한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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