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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행도 가롤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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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샘
제법 오래전에 삼형제가 결성하여 활동하였던 산울림이라는 트리오가 있었습니다.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 ‘아니벌써’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리듬의 노래들을 불러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었지요. 그들이 불렀던 노래 중에 ‘황무지’라는 노래가 있는데 “나의 마음은 황무지 차가운 바람만 불고 풀 한포기 나지 않는 그런 황무지였어요. 그대가 일궈 논 이 마음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따스한 바람이 부는 기름진 땅이 되었죠.”라는 노랫말로 된 노래입니다. 노래실력이 별로였던 저였기에 비교적 따라 부르기가 쉬웠던 그들의 노래를 열심히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가수들 사이에는 자신의 삶은 자신이 열창하는 노래대로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네 속담과 관련성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황무지’라는 노래도 제가 열심히 따라 부르던 노래였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제 삶의 모습도 그 노랫말과 비슷해졌음을 발견합니다.
완벽주의자였던 저는 매사에 빈틈을 보이지 않게 노력해왔고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실수나 허물에 대해서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모습은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동생활을 하면서 더욱 두드러졌고 함께 살던 동료들, 적게는 5~6살 많게는 12살 아래였던 동생들에게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으로 각인되어 갔습니다.
4학년을 마쳐갈 즈음 우연한 일을 계기로 제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그때부터 보다 열심한 성체조배를 통해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사제서품 후 이청준 신부님을 통해 향심 기도를 만나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수련은 저에게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따스한 바람이 부는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차가운 바람은 불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문드문 이긴 하지만 풀들도 좀 나있고 꽃들도 한 두 송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주님께 구했던 생명의 물,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그 생명의 샘을 찾은 것입니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이 솟는 샘은 주님 안에 그리고 제 안에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아침저녁으로만 향심 기도를 하다가 ‘목이 말라서’ 몇 달 전부터는 점심식사 전에도 30분간의 시간을 내어 경당에서 향심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30분이긴 하지만 근무시간 중에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니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눈치가 보여 기도하러 간다고 말하였습니다만 속으로는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요한 4,32)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저는 하루에 한 끼의 식사만으로 생활합니다만 향심 기도는 하루에 세 번씩 하고 있습니다. 아침 미사 전에 30분, 점심식사 전에 30분, 저녁기도 전에 30분,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양식을 하루에 세 번씩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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