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0:04

연중 제6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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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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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 est non non.”


30여 년 전 고등학교 교리시간에 본당신부님이 칠판에 est est non non 이라는 라틴어를 적어 놓으시고는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풀이를 해주셨습니다. 그 당시 신부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그 내용에 대한 기억은 까맣게 잊어지고 남아 있지 않지만 est est non non이라는 그 명제만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사회정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당시의 제 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그 말씀을 떠올립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정부의 4대강사업 논란에 이어 구제역과 AI까지, 가뜩이나 뒤숭숭한 요즘 4대강사업과 관련한 정진석 추기경님의 발언과 그에 대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의 대응을 두고 교회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이지고 있습니다. 제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를 보지 않기에 잘 모르고 있다가 ‘ 지금 여기"가톨릭 뉴스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정추기경님의 4대강과 관련된 발언에 반대하며 교구장직 용퇴를 촉구한 신부님들을 향해 ‘좌경 빨갱이’라고 하고 그에 동조하는 수녀님들에게는 ‘철없는’, 일반신자님들에게는 ‘촌닭’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하였더군요. 주요 일간지에 광고까지 내며 말입니다. 어떤 분은 “이들 사제들에게 로만칼라를 다 떼어내고 붉은 리본을 달아 북한으로 택배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라고까지 하셨고요. 나아가 그분들이 주축이 되어 그 신부님들을 교회법정에 세우자는 서명까지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사제이기에 ‘순명’이라는 미명(?)하에 사제가 뭐라고 하던 아무소리 못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또 고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제든 일반신자든 교회 내의 문제를 외부언론에 노출시키며 세상 사람들에게 가십거리(입방아거리)가 되게 하는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조그만 교구에서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저로서는 그분들의 논란에 끼어들고 싶지도 않고 끼어들 자격도 없겠지요. 그렇기에 누구의 말이 옳고 누구의 말이 그릇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깨닫게 된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기에 앞서 성령께 깊이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제2독서)


그렇게 해야만 ‘예’라고 할 것과 ‘아니요’라고 할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예’라고 말하거나 ‘아니요’라고 말하기에 앞서 성령께 깊이 기도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고 말할 때는 ‘예’라고 할 것을 ‘아니요’라고 하거나 반대로 ‘아니요’라고 할 것을 ‘예’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야 깨닫게 됩니다. 어리석음의 소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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