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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제자들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예수께서는 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갑자기 나타나시어 그들 한가운데 서셨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일을 두고 서로 이야기하던 중이었는데도 그분이 유령이라고 생각했다. “여러분에게 평화!”라고 하신 예수의 인사는 의미심장한 말씀이다. 평화란 질서가 잡힌 상태이며 참된 안전이다. 참된 안전은 하느님과의 일치에 따른 직접적 결과다. 안전을 바라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모든 이가 안전을 바라며 필요로 한다. 문제는 우리가 잘못된 장소에서 안전을 찾는다는 데 있다. 평화는 그리스도 부활로 받은 중요한 은혜의 결과다. 곧 평화는 예수께서 기가 꺽인 제자들에게 승리의 전리품으로 기쁘게 선사하는 선물이요 보물이다.
“여러분에게 평화 있기를!”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 말씀은 그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들은 예수의 제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투옥될까 두려워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예수와의 사별로 상심한 상태에서 이제 막 조금씩 헤어나려는 겁먹은 소수에 불과했다. 아마도 그들이 맨 처음 한 생각은 “문은 잘 잠가두었을 텐데!”라는 것이었으리라.
예수께서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으셨다. 그분은 잠긴 문을 지나오셨다. 아니면 제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차원으로 이미 현존하고 계셨는지도 모른다. 예수께서는 전에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사실 둘이나 셋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거기 그들 가운데 나도 있습니다.”(마태 18,20)어쨌든 예수께서 거기 그들 가운데 계시다는 것은 제자들에게는 큰 놀라움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첫 반응은 이러했다. “유령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왜 당황합니까?” 언제나처럼 예수께서는 그들의 행동을 야기시킨 동기의 핵심으로 바로 들어가신다. 제자들의 본능적 계획과 상상력은 너무 지나쳤다. 살과 피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사람을 유령 취급 한 것이다. 그리고 제자들은 무례하게도 예수께 앉으시라는 말씀도 드리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어찌하여 여러분 마음 속에 의심을 품습니까?”그분께서는 또다시 그들을 안심시키려 하신다. 그러나 여전히 제자들이 알아채지 못하자 이번에는 제자들의 외적 감각에 호소해서 그들을 진정시키려 하신다. “내 손과 내 발을 보시오. 바로 나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궁금증을 채워 주시려 당신 손을 그들에게 내보이며 말씀하신다. “나를 만지고 살펴보시오.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그들 가운데 눈에 보이게 현존하신다는 분명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직도 곤혹스러워 망설이는 제자들을 쉽게 납득시키고자 예수께서는 계속 애쓰신다. 예수께서 물으셨다. “여기에 무엇 좀 먹을 것이 있습니까?” 유령이 아니라 진짜 사람임을 증명해 보이는 데 먹을 것을 청하는 일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제자들은 예수의 주위에 둘러서서 예수께서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 장면에서 물고기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면 구운 물고기는 그분의 변모한 인성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예수께서는 변모한 인성으로 제자들 앞에 서 계셨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예수께서 구운 물고기를 다 드신 뒤에야 제자들은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이제야 제자들은 예수의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전에 여러분들에게 일러둔 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께서 권력자들의 손에 넘겨져 죽었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리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은 감각생활에 눈이 멀어 예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예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나에 관해서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책과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은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서를 이해할 열쇠를 주셨다. 이것은 성서 구절이 담고 있는 영적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몸소 겪으심으로써 이루어진 예언서 구절들의 의미를 알려주셨다.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며,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민족에게 그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하기 위한 회개가 선포된다는 것입니다.”마음을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우리가 행복을 찾는 방향을 바꾸는 데도 필요하다. 성서를 열어주는 열쇠는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다.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의 친교를 회복하는 것이 예수의 희생이 이룩한 위대한 승리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인간이 마음 속으로 열망하는 참된 안전이다. 예수의 희생은 자아에 대한 괴리감,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소외감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 이것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그분 부활의 내적 체험, 곧 우리의 참된 자아와 절대 존재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부터 온다.

- '그리스도의 신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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