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조회 수 3575 추천 수 0 댓글 0
Extra Form
작성자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주여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옵소서.”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나님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 하신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느니라.’ 이것은 성부 하나님과 사랑의 친교 가운데 계시는 우리 주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도 성부 하나님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아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성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되신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부활,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계신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알 수 있을까? 갈라디아에서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이 예수님 안에 계시듯 자기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 있고 그리스도는 자신 안에 현존하신다고 고백한다. 이것을 오늘 우리의 신앙고백으로 바꾼다면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현존하시고 그리스도 안에 우리가 현존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때때로 나는 주님의 현존 안에서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지 조용히 반추할 때가 있다. 그 때 몇 가지 질문들을 내 자신에게 던져보곤 한다. 주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이 물음은 내가 머리로 이해하고 생각하는 주님이 아닌 나의 마음에 살아계시는 주님, 내가 매일 기도 안에서 만나는 주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가? 라는 물음이다. 주님은 오늘 나의 삶의 어디에 계시며 어떤 일을 하시는가? 주님은 오늘 나의 삶, 내가 하는 일들, 또는 내가 겪는 어려움들을 보시며 어떤 마음으로 나를 보고 계실까? 기뻐하실까? 좋아하시는가? 사랑스러워 하시는가? 조용히 들어보고자 하기도 한다. 오늘 내 삶의 어느 곳에서 주님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나는 주님이 내게 베푸신 은총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오늘 나는 주님께 어떻게 응답할까?
얼마 전에도 나는 이런 질문들 가운데 주님께서 내게 어떠한 분으로 현존하시는지를 알기를 원했다. 주님과 내가 어떤 관계 가운데 살아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반추 가운데 막상 이런 물음들을 내 자신에게 던졌을 때 주님이 내게 어떤 분인 가를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나의 삶 속에서 경험되고 내 마음으로 느껴지는 주님의 존재가 아주 막연해지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머리에는 주님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있고 주님이 내게 하신 여러 일들이 떠오르지만 막상 내가 주님을 어떤 분으로 만나고 느끼며 사는지 그분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어 표현해 내려고 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한참을 반추하고 묵상한 이후에야 내 마음에 있는 것들과 주님이 과연 내게 어떤 분이신가를 고백할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 후 나는 ‘예수님께서 내가 아버지 안에서 살고 아버지가 내 안에 현존하신다는 말씀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구나!’ 또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전혀 살아가지 못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되었다. 내 자신이 단순히 기도하거나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주님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경우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하나님의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에 참여하거나 마음에 평강이 느껴지고 잔잔한 감동이 있으므로 주님의 현존 안에서 살아간다고 무작정 생각했었음을. 그런데 이런 종교적인 실천이나 신앙의 체험 또는 느낌들이 주님의 현존 자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었던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이다.
‘주님은 내게 어떤 분이신가?’를 묵상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 작은 사건이 얼마 전 내게 있었다. 지방 도시에서 사역하시는 어느 목사님께서 한 달 전쯤에 내가 재직하고 있는 신학대학교에 오셨다. 우연히 마주친 만남이었는데, 목사님 딸이 신학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이어서 딸이 활기차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인사를 드렸다. 그 말을 듣자마자 목사님께서 사랑하는 딸의 이름을 부르며 딸을 잘 부탁한다고 짧은 말 한 마디를 하셨는데 아마 찰나라고 표현해야 할 눈 깜짝할 순간에 이 아버지의 눈빛과 음성에 담긴 딸에 대한 애절하고 애틋한 사랑의 마음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벌써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러 지나갔지만 그때 그 목사님의 음성과 눈빛이 좀처럼 지워지지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인상이 더욱 더 깊이 내 마음 안에 새겨지는 것을 느낀다. 그 아버지의 마음 안에서 우리를 보시는 주님의 애틋한 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며 읽어나가고 있다.
주님은 내게 어떠한 분이신가? 내 마음에 어떤 주님이 현존하시는가? 나는 주님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나는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신 것을 네가 믿지 아니하느냐.”
사랑이신 주님! 저희로 하여금 주님의 현존 안에서 살아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성부 성자 성령의 신비로운 교제 가운데 저희도 참여할 수 있게 하옵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작성자
공지 가톨릭 마산교구 주보 _ 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__ 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4) 2024.04.28 5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858 대림 제3주일 ( 자선 주일 ) - 마태 11,2-11 2013.03.14 3638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857 대림 제4주일 ( 마태 1,18-24 ) 2013.03.14 3100 윤행도 가를로 신부 munyman61@hanmail.net
856 성탄대축일 ( 루가 2,8 ~ 14 ) 2013.03.14 3630 토마스 키팅 신부
855 주님 공현 대축일 ( 마태 2,1 - 12 ) 2013.03.14 3315 임선 세실리아 수녀 cecil316@hanmail.net
854 주님 세례축일 ( 마태3,13 ~ 17 ) 2013.03.14 3299 임 선 수녀 cecil316@hanmail.com
853 연중 제2주일 (1요한 1,29 ~ 34 ) 2013.03.14 3565 임 선 수녀 cecil316@hanmail.com
852 연중 제3주일 ( 마태 4,12 ~ 23 ) 2013.03.14 3508 임 선 수녀 cecil316@hanmail.com
851 연중 제4주일 ( 마태 5,2 ~ 12 ) 2013.03.14 2917 박순원 이냐시오 신부 pkswon@hanmail.net
850 사순 제1주일 ( 마태 4,1 ~ 11 ) 2013.03.14 3095 박순원 이냐시오 신부 pkswon@hanmail.net
849 사순 제2주일 ( 마태 17,1 ~ 9 ) 2013.03.14 3084 박순원 이냐시오 신부 pkswon@hanmail.net
848 사순 제3주일 ( 요한 4,5 ~ 42 ) 2013.03.14 3067 박순원 이냐시오 신부 pkswon@hanmail.net
847 사순 제4주일 ( 요한 9, 1-41 ) 2013.03.14 3340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846 사순 제5주일 ( 요한 11, 1 - 45 ) 2013.03.14 3187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845 사순 제6주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마태 27,11 ~ 54) 2013.03.14 3304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844 예수 부활 대축일 ( 요한 20, 1 ~ 9 ) 2013.03.14 3319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843 부활 제2주일 하느님 자비 주일 ( 요한 20, 19 ~ 31 ) 2013.03.14 3283 김종봉 요한 신부 baramjohn@hanmail.net
842 부활 제3주일 ( 루가 24,13 ~ 35 ) 2013.03.14 3436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841 부활 제4주일 성소 주일 (요한 10,1 ~ 10) 2013.03.14 3379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 부활 제5주일 장애인의 날 ( 요한 14,1 ~ 12 ) 2013.03.14 3575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839 부활 제6주일 이민의 날 ( 요한14.15 ~ 21) 2013.03.14 3644 오방식 목사 bsotm@hanmail.net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56 Next ›
/ 56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