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힌 뒤에 고향 갈릴래아에 가시어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고 말씀하시며 복음
선포를 시작했다.
예수님은 때를 따라 세상에 오시었고 때가 되었을 때에는 가정생활을 떠나, 일가친척의 극심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생활을
시작했다. 당신의 때가 왔을 때 잡히셨고 정하신 예언의 때가 되었을 때에, 골고타 언덕에서 아버지께 모든 것을 봉헌하시며 온전히 순명하셨다.
그분의 때가 도래하면,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실 것이고, 당신을 간절히 만나기를 바라는 형제자매에게 언제든지 찾아오신다. 특히 향심기도 중에
“나”를 초대하시고 기쁘게 만나 주신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주님이 더 만나기를 원하신다. 그 이유는 “나보다도 나를 더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에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셨다. 이분의 죽음은 나에게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55년도에 서울 신학교 갈
때 추천장과 서울역에서 혜화동까지 가는 길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신학교 경리 신부님에게 서울체류(2일간)를 부탁해 주었던 아버지 신부님이기
때문이다. 이분의 죽음을 온 국민이 애도하는 데에는 이런 뜻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시대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때를 따라서 행동한
목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서울교구장, 추기경이 된 것과 70년대의 민주화 투쟁, 80년대의 인권, 정의구현, 90년대의 침묵과 빈자 돌봄,
인간사랑 실천, 2000년대의 진보, 보수 갈등의 통합, 중용을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그리고 분별력과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때’를
따라서 나타났다가, 때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나신 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절이 시작 된지도 4일이나 되었다. 내
안에서 나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님’의 뜻과 말씀을 경청하여 “은혜로운 때, 구원의 날”이 바로 ‘지금’임을 깊이 인식하고 이 사순시기를 값지게
보낸다면 4월 12일에는 나도 부활의 영광을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 때를 헛되이 보내는 바보가 되지 않고, 저도 하늘의
뜻(때)을 가늠하여 부활의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옵소서.’이 사순절에 특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