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상지원단

2013.03.15 09:05

연중 제5주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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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충석 루까 신부 anchs@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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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 내 안에 사시기 위하여

우리가 어떻게 기도할 줄 모른다고 할 때 바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마음 속까지 살펴보시는 분께서는 이러한 성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로마서 8,27-27) 이 말을 이해하면, 우리는 성령이 위로를 주는 사람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궁구하시는 성 마리아 같이 말이다. 성령을 성 마리아 같이 받아들이면 이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성령께서 사신다는 사도 바오로의 외침을 나도 함께 살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미친 듯이 사랑하시고 끊임없이 우리를 이끌고 계신다. 이 같은 하느님의 간절한 열망에 대하여 향심 기도 생활로 우리 자신의 응답이 메아리치지 못하고 있다.

향심 기도 생활이란 기본적으로 하느님을 향하여 돌아서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께서는 이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다는 신앙 고백을 하시기까지는 두 번이나 회개생활의 여정을 통해서 성숙한 사도직에 이르신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사도행전 9장에서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본 신비로운 영상 바오로에게 이 만남은 언제나 “자기 인생의 갈릴레아” 즉 자신의 소명의 봄이었다.

바오로의 온 세상은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전에 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던 것들이 이제는 무시해도 좋은 것처럼 보이거나 중요성을 전혀 지니고 있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결코 포기하려 하지 안하던 것들을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제 그에게는 그리스도에 대한 앎이 절대적인 우선권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의 생활의 모든 면면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와의 만남, 그리스도에 대한 앎, 그리고 그리스도의 충만함이 그의 판단과 가치관을 완전히 바꾸었던 것이다. 다마스커스 사건은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나 혹은 도덕적인 회개와 같은 단순한 사건들보다 훨씬 복합적이었다. 이 점은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아주 적고 이해하고 있는바 역시 매우 협소하다는 것을 겸손하고 공손한 마음으로 인식하면서 다가가야 할 만큼 심오한 것이었다(Carlo Martini, Testimony). 그러나 이 같은 바오로의 소명에서도 위기는 찾아온 것이다.

바오로가 처음으로 회개를 하고 보낸 10년 동안은 열광적인 전교 방법과 위험을 마다 않는 태도로 말미암아 참으로 힘들고 불안한 기간이었다. 이 시기는 또한 고독과 침묵과 좌절의 시기였다. 바오로의 두 번째 회개생활이 이루어진 것이다.

만일 우리가 바오로의 편지를 끝까지 올바로 읽는다면, 고린토 후서 12장에 기록된 것처럼 바오로가 주님과 두 번째로 매우 영향력 있는 만남이 있었던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것은 바오로에게는 티베리아의 체험이 베드로에게 주었던 중요성에 필적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바오로는 이미 14년 전에 품었던 비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고독하고 외롭던 이 시기에 바오로는 하느님을 다른 방식으로 알게 되었다. 바로 이때가 주님께서 바오로를 제자로 삼은 시기였으며, 다른 사도들이 이미 주님과 함께 하고 있을 때 바오로 역시 주님과 함께 있어야만 했을 때였다.

이 과정은 바오로에게 뜻 깊은 정화의 시기였다. 그는 성장과 교육 그리고 성취에 얼마나 중요성을 부여해 오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또한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것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정도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바오로는 이러한 새로운 생활 방식에서 오직 주님께서 넘겨주신 일 이외에는 그 무엇도 소중히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바오로 자신은 점차 자기중심에서 벗어났고 나아가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 중 그의 전부가 되었다. 그는 자기 자신이나 능력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에만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필립비서 3장 4절 -14절에서 그가 말하고 있는 바를 보아야만 한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다 장애물로 생각됩니다. 나에게는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같이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은 것입니다.

마침내 바오로는 예수님의 진정한 사도가 되었다. “나에게 산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바오로에게는 오직 하나의 소망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전부는 그리스도와 함께 예루살렘까지 가기위하여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권능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성숙한 사도직이 진정한 회개생활의 여정에서 완성되듯이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고 나와 함께 기도하실 때에 향심 기도가 관상기도 생활로 나아 갈 수 있다.

침묵은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하느님 말씀, 하느님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의 그리움에 대한 자발적인 응답이 바로 묵상기도 생활인 것이다. 묵상기도 생활을 통하여 말씀이 육화되시게 하여 우리와 함께 사시게 한다.

묵상은 우리의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지속적인 성육신이다.(헨리나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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